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가 한 세계를 구축할 때는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나 작가 본인이 보는 것이 투영된다. 이 작가는 14살때, 엄마와 딸로 구성된 가족을 만들어 독자에게 다가왔다.
가난한 모녀가 살아가는 하루는 어떤가? 할인 판매 스티커가 붙은 음식을 사는 식으로 묘사된, 10대의 시선으로 담긴 가난은 어른이 된 나한테는 그렇게 절망적이지도 우울하지도 않았다. 가난에 경중이 있겠냐마는, 내가 보는 가난과 작가 스즈키 루리카가 보는 가난은 투명도에 차이가 있다. 딸의 시선에서 투명하게 보이는 가난이 생각보다 불행하지 않았고(자극적인 불행서사를 너무 많이 봐온 탓), 그 점이 이 책이 가진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담담한 문체에 부족함 없는 묘사로 하나미 가족이 마치 옆 집에 살법한 평범한 이웃으로 상상되는 점이 좋았다. 어린 작가가 보는 세계를 잠시나마 들여다 본 기분. 어떤 점에서 무해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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