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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평점 :
첫 표지에서부터 왠지 따뜻함이 느껴지는 ‘수상한 중고상점’은 2011년 출판된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을 다시 출판한 소설이다.
26세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고등동창 가사사기에게 일거리 제안을 설득당해 2년 째 일하고 있는 히구라시마사오는 가게의 부점장이다. 그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중고상점은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남는 게 없는 장사라니... 독특하고 수상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사계절로 나뉜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롭다.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그리고 중학생인 나미의 대사나 행동들이 번잡하지 않고 조용한데 의외로 흡입력이 있다. 살인사건처럼 무섭진 않으면서도 물건에 엮인 사건들을 추리를 하면서 읽어서인지 재미가 더해진다. 가사사기의 조금은 엉뚱한 추리가 웃기면서도 초반에는 말려들었다. 하지만 히구라시가 개입되면 점점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나미에 대한 두 사람의 마음도 따뜻하고 늘 사건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추리소설에서 또 한조각의 인생을 배운 것 같다.
담아두고 싶은 문장들
인간은 매일매일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동경하며 구부러지는 법입니다. 누구든지 그래요. 그렇게 흐르는 동안은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죠. 제 생각에 구부러진다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p.143
아쉽다는 것은 분명 잊고 싶지 않다는 뜻이리라. 소중히 하겠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언젠가 추억에서 꺼내서 자신의 힘으로 삼기 위해, 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해 두겠다는 뜻이리라. ...(중략) 지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언젠가, 어디선가, 아쉬워했으면 좋겠다. -p.145
다시 돌아오는 봄이 되면 이들은 또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진다. 오늘도 정상 영업중인 수상한 중고상점의 흑자와 주인공들의 행복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