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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대신 완벽한 엄마 품 놀이터 - 365일 걱정 없는 홈스쿨링 레시피
원초롱 지음 / 체인지업 / 2022년 5월
평점 :
태어나자마자 어린이집 대기부터 신청하는 시대
'어린이집' 꼭 가야할까?
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태어나자마자 어린이집 대기 걸어 둬~'였다. 요즘은 '어린이집' 등록이 아이 양육에 있어서 엄마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공식처럼 회자되고 있다. 선배맘들이 강추하는 것이기도 하고, 함께 육아하는 지인들이 늘 물어오는 질문이기도 하다.
"언제 어린이집 보낼거야?"
꽤나 많은 강의도 듣고, 책도 읽어봤지만 전문가들의 조언은 한결같다. 36개월 이전에는 가정양육이 가장 좋다. '주 양육자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큰 스트레스가 아니라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늘 따라붙기는 하지만, 결국 엄마 품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다는 얘기다. 우리 신랑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염려하며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도 등장하고 또 다른 여러 책에서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듯 아이의 '사회성 발달'은 많은 아이들을 만나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 양육자와의 애착형성'에 기반한다. 하지만 책에서 등장하는 '육아'와 '현실 육아'의 큰 차이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부모 뿐만 아니라 아는 부모도 늘 '어린이집'이 옵션 안에 들어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어린이집을 두 번이나 퇴소한 경험이 있고, 나 역시 부지런한 엄마 중 하나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어린이집 대기를 걸어 뒀었다. 그 중에 한 곳에서 입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진짜 보내야 하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어린이집 보내기'가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었다. 등록하기 전까지 대 여섯 군데의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하고, 상담도 받아봤다. 모두 괜찮아 보이는 어린이집이었고, 각각의 특색이 달라서 장단이 분명해 보여서 결정은 더 어려웠었다. 그 중 한 곳에 3월부터는 등록도 했지만 4일간의 적응기간만 등원하고 아이가 바이러스를 옮아와서, 어린이집에 확산중인 코로나 때문에 2개월을 결국 가정양육만 하다가 5월부터 퇴소하기로 결정했다. 퇴소를 결정한 후에 읽은 책이라 좀 더 내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레시피'라고 해서 정말 A to Z같은 엄마 품 놀이터 방법을 기대했는데, 이미 내가 하고 있는 방법들이 대부분이라서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추상적이라고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가정양육을 처음 시도하는 엄마라면 꽤나 도움을 많이 받을 내용이 가득하긴 하다.
무엇보다도 책 초반에 엄마품 놀이터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 것이 인상적이다. 세 가지의 목표 설정을 하고, 놀이 방법에 대해서도 '보스턴 베이직스'의 다섯 가지 활동을 활용하여 구성한 부분이 꽤나 계획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육아맘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도 많은 부모가 임신했을 때 부터 많은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이로 키우기 위해 나는 과연 어떤 목표와 지향점을 가지고 육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한번 쯤 되돌이켜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나는 우리 아들이 어떤 아이가 되길 바라는가?
그에 걸맞게 나는 지원하고 지지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내 육아의 목표와 지향점은 어디인가?
읽어보면 알겠지만, 책의 목차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고, 책 목차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첫장은 어린이집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겨있다. 관련해서 고민을 해 봤던 엄마라면 공감될 만한 이야기다. 아직 어린이집에 대해서 결정하기 전 엄마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장은 어린이집 대신 선택한 '엄마 품 놀이터'에 대한 내용, 3장부터 5장까지는 놀이, 책, 음악을 중심으로 어떻게 '엄마 품 놀이터'를 운영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담겨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후배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담고 있는데, 나는 이 마지막 장이 가장 마음에 닿았다.
1. 옆집 엄마가 내 아이를 키워주진 않는다
2. 엄마와 애착이 형성되면 사회성 갑이 된다
3. 당장 꺼라. 핸드폰, TV, 컴퓨터
4. 수당 없는 초과 근무지만 괜찮아
5. 남편은 항상 내 편이다
6. 엄마로만 살지 마라
그 중에서도 특히 '옆집 엄마가 내 아이를 키워주진 않는다'것과 '엄마로만 살지 마라'는 이제 엄마가 되는 지인에게도 일독을 추천해 주고 싶다.
p75. 보스턴 베이직스 : 첫번째, 사랑 극대화 및 스트레스 관리, 두 번째 말하기, 노래하기, 가리키기, 세 번째 수 세기, 그룹화, 비교, 네 번째 움직임과 놀이를 통한 탐구, 다섯 번째 독서 및 토론
p77. EBS 교육다큐멘터리 <놀이의 힘>에서는 진짜 놀이의 4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그것은 '자발성', '주도성', '즐거움', '무목적성'이다. 무엇을 하겠다거나 무엇을 얻겠다는 목적 없이 스스로 주도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진짜 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짜 놀이와 가짜 놀이를 가늠하는 기준은 바로 아이들에게 있다고 했다.
p300. 나는 언제나 부족한 것 같고, 못하는 것 투성이 같다. 하지만 지금 책을 펼쳐 든 당신, 아이와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려는 당신, 당신이 진정 멋진 엄마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때문에 흔들리지 말고, 내 육아의 길을 걸어가자. 당당하게! 끈기있게! 즐겁게! 옆집 엄마가 내 아이를 키워주지는 않는다. 누가 뭐라하든 나와 내 아이를 위한 선택을 하자. 육아의 주체는 나다.
p301. 핸드폰을 들여다 볼 시간에 아이의 눈을 보자. 답은 아이에게 있다.
p301.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는다. 仁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는다. 용기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논어 자한 中
p310. 가톨릭의대 김영훈 교수는 이와 같은 소통력과 공감력을 친구가 아니라 부모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엄마와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엄마와의 끈끈한 애착을 통해 아이의 사회성이 발달한다. 아이는 엄마와 놀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 방법을 익힌다. 그 누구도 엄마를 대신해줄 수 없다. 다른 그 누구보다 엄마와의 애착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