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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씻자! ㅣ 우리 그림책 38
이혜인 지음 / 국민서관 / 2022년 4월
평점 :
잔뜩 모래놀이로 더러워진 아이가 목욕탕 앞에서 씻기 싫어서 뾰루퉁하다.
애벌레에게 같이 씻자고 해 보지만 물에 떠내려갈까봐 싫다고 한다.
다람쥐에게 같이 씻자고 하지만 눈이 따끔따끔 아플까봐 싫다고 한다.
문어에게도 같이 씻자고 하지만 빨갛게 익어버릴까봐 싫다고 한다.
스컹크는 자꾸 방귀가 나와서 부끄러워서 싫고
나무늘보는 느려서 걱정하고
얼룩말은 멋진 줄무늬가 없어질까봐 싫다고 한다.
아가는 씻는 건 재미가 없다며 싫다고 한다.
동물친구들과 아이는 과연 씻었을까?
☆ 감상 ☆
책을 받자 마자 아들에게 한 번 읽어줘 봤는데
아들 월령에 비해서 꽤 긴 책(무려 20장)이라 어떨까 했지만
그림이 귀엽고 내용도 재미있고 글밥도 적어서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나는 지금도 잘 이해가 안 가지만
마지막에 애벌레가 '으아악!'하면서
물 미끄럼 타는 장면에서 라하가 울상을 지으며 도망가긴 했다. ㅎㅎㅎ
애벌레랑 동물들이 진짜 떠내려간다고 상상한걸까?

우리 아들은 워낙에 목욕하는 것도 좋아하고
씻는 것도 좋아하지만
(오히려 거품목욕을 싫어하고;;;)
목욕을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같이 읽고 아이의 목욕놀이 장난감과 대화하며
목욕하러 가는 것도 나름 괜찮은 독후활동일 듯 싶다.
책을 정말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일 팍 드는 것이
앞뒤표지가 서로 연결되어서 하나의 그림을 이루기도 하고

책 표지를 넘기면 바로 등장하는 앞 날개 하단에
아이가 신나게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이라던지,
표제지로 이어지는 면지 하단에 아이가 걸어온 흙 뭍은 발자국이라던지
뒷 날개 하단의 깨끗이 씻고 나온 아이가 수건을 뒤집어 쓰고
작은 인형들을 닦아주는 모습이라던지...
깨알같은 본문 밖 이야기 찾는 재미가 있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온 건지도
뒷 날개 그림을 보면 이해가 된다.

아이의 행동에는 뭐든 이유가 있다더니
'같이 씻자'에 등장하는 아이의
수만가지 씻기 싫은 이유를 엿볼 수 있는 재미난 그림책
엄마는 동물들의 걱정을 말끔히 해결해 주고
씻는 건 재미없다는 아이의 투정도
'바다탐험 할 건데?'
'거품놀이 할 건데?'
'물 미끄럼 탈 건데?'라며
호통치지 않고 부드럽게 어르고 달래서
결국 아이 스스로 '좋아!' 소리가 나오게 한다.

'아, 우리 라하. 엄마가 참 부끄럽다'
우리 아들은 너무 오래 씻고 싶어해서
늘 내가 중간에 '이제 그만~'하고 들고 나와버려서
목욕 끝날 때가 항상 울음바다인데
앞으로는 나도 좀 '설득'하는 '기술'을 갈고 닦아봐야겠다.

동물 친구들과 좀 친해져 봐야겠군...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