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연결하는 집 - 더불어 사는 공동체, 지역사회권
야마모토 리켄 지음, 이정환 옮김, 성상우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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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리켄 형님의 집합주택의 개념이 말이야..”

학부 때 집합주택을 공부하면서 선배가 늘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리켄 형님(?!)은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이 있습니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선배에게 리켄 형님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야마모토 리켄하면 집합주택 집합주택하면 야마모토 리켄 이라는 저만의 인식이 생겼지만

 

건축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집합주택은 주변의 것들과 어떻게 다른지 자세하게는 알지 못했었는데,

 때마침 야먀모토 리켄의 ‘지역사회권’이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 나왔네요.

 

그동안 전공 관련 책들만 너무 많이 읽어서 ‘자 이제 문학소녀(?!)로 빙의해 보자! ’ 라고 생각하던 찰나였는데,

요고 요고 이 책만 읽고 생각해봐야 될 것 같았습니다.

야마모토 리켄 이니까요!

 

요코하마 대학원의 야마모토 리켄 스튜디오에서부터 시작된 지역 사회권에 대한 연구는

4년 동안이나 계속되었고 이 책은 그 4년 연구의 결과물입니다.

 

집합주택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저자는 건축을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랬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마냥 어렵지만은 않은 책이었습니다.

 

 

건물이 들어섰을 때의 상황을 글로 나열하고 상상에 맡기기보다

그림으로 풀어 보여주고 실제로 사람들이 궁금해 할 비용적인 부분들도 도식화 하여 한층 이해를 쉽게 합니다.

 

많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던 시대가 가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었고 고령화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 면에서 주거에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의 변화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겠죠.

 

지역사회권이란 그런 사회적 흐름에 맞춘 하나의 새로운 형식의 주거 대안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파트의 개념과는 모든게 반대입니다.

 

1가구 1주택을 기준으로 각각 하나의 가족 또는 개인의 생활을 중심에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500명을 하나의 지역사회로 설정합니다.

그리고 최소면적의 주거 unit를 정해두고 수직 또는 수평적으로 확장되면서

가족단위와 생활에 맞게 증감되며 변화가 가능합니다. 또한 그 안에서 모두가 함께 이용 할 수 있는

문화, 상업 시설을 제안하고 때로는 태양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침대하나의 사이즈가 들어가는 정도의 공간을 기준으로 정해,

사람들이 취침과 같은 최소 생활을 제외하고는 집 바깥으로 나올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습니다.

집안에서 모든 것들 해결하면서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는 일반적 생활과는 젼혀 다르죠.

사람들이 생각하는 집의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다 보니 과연 ‘지역사회권’이라는 개념이 실현가능한지 의문을 제기 할 수 있을 텐데,

리켄씨는 실제로 일본 내에서 도심 속 고밀도 지역, 초고밀도 지역, 노후화되어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 세 곳의 장소를 선정하여

사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지역사회권의 개념이 적용된 사례로 판교와 강남의 집합 주거 단지가 나오는데,

학생 때 잡지에서 CG로만 보았던 게 이제는 다 완공되어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강남의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현관의 유리를 투명하게 계획했던 것이 프라이버시 등의 문제로

 불투명 유리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지극히 내부지향적이던 주거생활을

외부와 교류하게끔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키기란 어렵겠지요.

그래서 야마모토 리켄이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 주제에 대해 연구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저를 비롯해 책을 보면서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음이 틀림없겠죠.

 

아, 그러고보니 마음을 연결하는 집이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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