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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아의 회상

엄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태어나 자란 유대인 아이 조시아 자이칙의 이야기를 폴란드의 유대인 작가 아가타 투신스카가 글로,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림으로 전하는 조시아의 회고록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극악하게 삶을 버텨야 했던 유대인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더 엄격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린 조시아가 숨어 지내는 동안의 엄마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더 엄격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린 조시아가 숨어 지내는 동안의 엄마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를 처음 받았을 때 장미 자수가 놓인 띠지로 감싸져 있었다.

'장미 띠지가 이쁘네'라는 생각과 함께 띠지를 빼자 어두운 바탕에 꽃무늬 망토를 걸친 어린아이와 인형이 나왔다.

처음에는 엄마가 아이를 업고 있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어린 조시아가 유일한 친구이자 딸인 인형 주지아라는 것을.

2차 세계대전 유대인이 착용해야 했던 다비드의 별이 죽음을 암시했다면 띠지의 장미 자수는 수호를 상징한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린 조시아 이야기에는 자수에 그려진 붉은 꽃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참고 견뎌야 했던 어려웠던 시절을, 긴 시간 동안 불안하고 공포스러웠을 조시아의 곁에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주지아가 항상 함께 지켜주고 있다.

주지아는 조시아의 딸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엄마가 없는 동안 오히려 어린 조시아를 지켜주고 견디게 해주는 엄마와 같다.

대체로 어두운 바탕으로 당시의 어려움을 전하지만 하늘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주지아가 있어서 밝음을 표현해 준다.

마지막 장에 그려진 하늘색 바탕에 장미꽃이 가득한 면지를 보며 '살아남았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는 게토(나치가 유대인을 강제 격리한 지역)에서 살아남은 아이, 조시아 자이칙의 유년 시절 이야기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어린 조시아는 게토의 지하실에 숨어 살며, 엄마가 만들어 준 상상의 세계에서 사랑하는 인형과 일상을 보냈다.

엄마는 먹을거리와 흥미로운 물건들을 가져다주었고 그것들로 자수와 놀이, 창밖 세상의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조시아는 게토의 벽이나 다비드의 별 같은 전쟁의 흔적보다는 엄마가 가져온 마로니에 열매, 엄마가 그려 준 석탄 그림들을 기억할 뿐이다.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조시아는 전쟁에서 살아남았다.

생존은 했지만 아직도 조시아는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없다.

평생을 잊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조시아는 어른이 되어 엄마가 종이 상자에 손으로 가르쳐준 자수를 매개로 살아간다.

유대인 전통의 자수를 놓으면서 엄마와의 기억들을 회상하고 있다.

조시아는 자수를 통해 엄마와 소통을 하는 것이다.

80이 된 조시아는 여전히 엄마와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기억 속에 아픈고 힘들 기억을 엄마와의 좋은 기억들로만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제는 그녀가 편안하게 잠을 자고 쉴 수 있기를.

"엄마가 지금 나가지만 꼭 돌아올 거야, 엄마는 항상 너에게 돌아와."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나가는 엄마를 향해 크게 울지도 못하는 어린아이 조시아.

혼자 남겨지는 조지아를 위해,

두려워하며 혼자서 엄마를 기다릴 조시아를 위해

엄마가 밖으로 나가기 전에 항상 했던 말이다.

어쩌면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라는 살아서 돌아오고 싶다는 엄마의 주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조시아는 인형 주지아를 향해 늘 이야기한다.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라고.

생명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숨어서 지내는 엄마, 조시아, 주지아의 간절한 바람이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조시아 이야기는 이제까지 우리가 접했던 홀로코스트 증언과는 다른 느낌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잔혹한 아픔의 역사를 직설적으로 전했다면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는 외부와 단절된 채 게토의 지하실에 갇혀 엄마의 보살핌으로 살아남은 조시아가 엄마와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쓴 회고록이다.

조시아의 기억은 죽음과 공포로 가득했던 창밖의 세계가 아니라 게토의 지하실 방에서 엄마와 함께한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시아에게 게토의 지하실은 엄마의 품이자 조시아의 세계였다.

지하실 바닥은 쉼의 공간이자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나쁜 외모(유대인의 외모)를 가진 조시아는 어린 시절부터 세상과 단절된 게토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고, 대가족이었던 조시아의 가족들이 하나 둘 돌아오지 못하고 결국 엄마마 단둘만 살아남게 된다.

엄마도 어느 날은 매질을 당해 한쪽 눈을 잃고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 조시아는 비명조차,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다.

숨어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조시아의 유년 시절은 전쟁에서 숨어지내야 하는 불행한 삶 그 자체이지만 함께 견딜 수 있도록 조시아를 지켜주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조시아를 웃게 해주는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그 시절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는 전생 당시 유대인의 처지를 툭툭 던지듯이 사라지는 가족들을 통해 죽어감을 묘사한다.

유대인의 학살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엄마의 사랑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 할머니가 된 지금도 어릴 적 기억을 생생하게 하는 조시아는 평생을 그 어둠에서 살고 있다.

또렷하게 기억나는 게토의 생활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더 뜨겁고 더 슬프게 한다.


조시아는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면 좋은 외모를 가지게 되어 고생도 끝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시아는 크면 당연히 좋은 외모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엄마 나도 좋은 외모가 됐어요?"라고 묻는 조시아를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

변하지 않을 조시아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이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 아픈 질문이었다.

독일인이 잡아가지 않을, 더 이상 숨어서 지내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들을 기다리는 조시아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는 살아남은 조시아가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조시아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마음을 무거웠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나 극단적인 잔인함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단 한 줄 하나의 문장만으로도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이 된다.

무거운 슬픔과 아픔이 엄마의 사랑과 함께 묻어나는 책이다.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에는 전쟁의 참상과 유대인 학살을 고발하는 성격보다는 조시아와 엄마와의 사랑에 초점이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

세상 그 어느 보호막보다 따뜻하고 든든한 엄마의 방어막인 사랑이 가득 담긴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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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필로소피 - 아침을 바꾸는 철학자의 질문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장원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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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투자하는 10분

하루를 변화시키는 힘!

『 데일리 필로소피 』

 

2022년이 시작되고 12일이 지나고 있다.

신년이 되면 많은 계획들을 세운다. 지금 시간이면 신년의 계획들이 느슨해지지는 않았는지 실천은 잘 하고 있는지 흐트러진 초심을 잡아야 하는 시점이다.

해이해지기 쉬운 지금의 시점에 딱 어울리는 책을 소개해 본다.

신년에 만나기 시작한 책 『 데일리 필로소피 』이다.

『 데일리 필로소피 』는 스토아학파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매일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스토아학파는 헬레니즘 시대에 기존의 그리스 철학에 비해 절충과 화합을 찾는 방향에서 등장한 사상이다. 스토아학파는 생활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생활 철학의 모습이 보인다.

'쾌락주의'를 기본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스토아학파는 삶의 목적을 '행복에 있다.'라고 주장한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은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는 고요한 마음 즉 마음에 평정을 얻을 때 진정한 행복이 구연된다. 고요한 마음 상태인 '아파테이아'가 윤리적 삶의 이상이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도달하기 위해서 인간은 자연과 이성에 순응하라고 한다.

스토아학파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가치가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데 쓸모 있고, 실용적인 답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화는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성공과 행복이란 무엇인가?"

2000년 전 철학자들의 고민이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누구나 죽음과 고통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이 바라보는 문제의 본질 또한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이다.

"내 인생의 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토아 철학자들은 "하루는 모든 날의 다른 이름이다."라고 말한다. 즉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에서 온전한 일상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아학파는 우리의 삶이 불분명하며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의 삶에서 해낼 수 있는 것,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고통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든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사색을 통해 삶의 이유이자 목적을 우선 찾으라고 한다. 사는 이유를 명확히 알아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목적을 찾게 되면 삶의 시련이 닥쳐도 실망을 하거나 후회하며 주저앉기보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단순히 스토아 철학을 듣고 이해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자신만의 분명한 삶의 방향을 찾으라고 말한다.

『 데일리 필로소피 』에서는 나를 찾고 나에게 집중하라고 한다.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자각하다 보면 나를 찾는 여정에서 평정과 평화를 찾게 될 것이다.

일관성 있게 나를 찾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본질적인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고, 나의 방향과 목적을 찾고 꾸준히 실천하는 힘을 응원한다.

진정 나를 찾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 데일리 필로소피 』는 크게 4부로 구성되었다. 1년 동안 매일매일 사색할 수 있도록 월별, 일별 명언들로 구성했다. 하루 한 문장씩 읽을 수 있는 명언들을 선별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철학자들의 명문장들과 그 의미들이 매일 나를 찾아온다. 문장의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나의 생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은 깨끗하게 일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내가 책에 밑줄이 쭉쭉~ 그으며 읽었다.

특히 아래에 있는 여백은 나를 유혹한다. 제발 좀 쓰라고!

그래서 책의 여백에 문장의 단상을 메모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장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재독을 하는 지금은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며 정독 중이다.

『 데일리 필로소피 』는 한번 읽고 책장에 두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 데일리 필로소피 』로 매일 명상을 하면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나를 다스리는 한 문장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고, 나의 날들에 대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마음이 복잡할 때 아무 페이지나 읽어도 좋고 꽂히는 문장이 있으면 그 문장을 탐독해도 좋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데일리 필로소피 』로 나에게 투자하는 10분이면 하루를 변화 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날마다 나를 찾는 기운을 받고 싶다면 꼭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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