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건네는 바통 - 제46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80
진선미.양수현.이혜미 지음, 어수현 그림 / 샘터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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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책



『 너에게 건네는 바통 』


명절이 되면 그리운 분이 계신다. 바로 할머니시다. 명절이면 한복으로 고이 갈아입으시고 은비녀로 정갈하게 쪽 찐 머리 반짝반짝 윤이 나는 고무신을 신으시고 문 앞을 서성이셨다. 내 강아지 왔다며 하회탈같이 웃으시던 할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옛 기억 한편에 남아있는 할머니 모습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할머니는 생각만으로도 따뜻해지는 분이다.


오늘 <버려진 돌절구>를 읽으면서 할머니가 생각났다. 할머니가 쓰시던 은비녀, 옥가락지가 떠올랐다. 내게 은비녀와 옥가락지가 주인공에게는 돌절구였다. 애틋한 대상이자 그리움의 대상.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이야기였다.


『 너에게 건네는 바통 』은 46회 샘터 동화상의 대상작 〈너에게 건네는 바통〉,  우수상으로 선정된 〈돌절구 합창단〉, 〈빚 갚는 도둑〉을 묶어 편찬된 수상작품이다. 『 너에게 건네는 바통 』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느끼게 되는 훈훈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창작동화이다. 역시 믿고 읽는 샘터 도서. 우리가 경험했던 따뜻하고 소중한 마음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각자 다른 주제로 쓰인 글이지만 우리의 소중한 마음을 다시 간직하게 된다.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했다. 『 너에게 건네는 바통 』은 따뜻함이 스며드는 책이다.

 


너에게 건네는 바통  - 진선미



< 너에게 건네는 바통 >은 초등학생의 친구이자 풋사랑의 시작을 전하는 두근두근 좋아하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이다. 

체육대회의 꽃 이어달리기를 앞두고 마지막 주자인 종우는 민주가 건네는 바통을 자꾸만 놓친다. 이런 종우의 모습에 민주는 답답하기만 하다. 처음은 체육대회와 관련된 아이들이 이야기인가 싶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알았다. 민주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종우의 어색한 웃음과 떨림이 보였다. 식사를 하며 붉어지는 종우의 얼굴이 설렘 가득한 첫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마치 전종우가 전속력으로 내게 달려와 이미 바통을 건네준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났다. 이제야 알 것 같아서. 전종우, 너에게 바통을 완벽하게 건네는 법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설렘과 어색한 긴장감까지 다양한 감정들을 담게 된다. 내 마음을 전할지 간직해야 할지, 고백했는데 거절당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종우는 민주의 손이 닿을까 걱정되어 떨어뜨렸던 바통을 어떻게 하면 떨어뜨리지 않고 바통을 잡을지, 어떻게 마음을 전할지 고민 끝에 답을 찾게 된다. 바통에 선을 그으며 조심스럽게 전하는 종우의 마음과, 이런 종우의 마음을 알아차린 민주의 모습에서 풋사랑의 설렘이 전해진다.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는 방법과 어떤 마음으로 받아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돌절구 합창단 - 양수현



< 돌절구 합창단 >은 돌절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할머니와 가족의 소중함을 담은 따뜻하고 그리운 마음 이야기다.


< 돌절구 합창단 >은 병원에 입원하셔서 돌아오지 못하시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할머니의 시간과 이야기가 담긴 돌절구를 통해 그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 길에 버려진 돌절구를 보며 "왠지 할머니가 버려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라는 은서의 마음에서 할머니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차마 버릴 수 없었던 돌절구를 들고 집으로 돌아온 은서는 마당 한편에 돌절구를 옮겨두고 정성스럽게 돌절구를 꾸민다. 부레옥잠을 기르고 지키려는 마음과 돌절구에서 태어난 올챙이와 성장한 개구리 가족의 합창단.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할머니의 콧노래가 어우러져 돌절구 합창단이 완성된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성장, 돌아오지 못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그리움과 가족의 소중한 마음을 담은 돌절구 합창단. 가족의 소중함이 점점 더 희미해져가는 요즘 다시금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빚 갚은 도둑 - 이혜미



< 빚 갚은 도둑 >은 자신의 양심에 관한 아슬아슬한 마음을 담은 이야기다. 소싯적 한 번쯤은 경험해 봄직한 두근거림이다. 누구나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실수는 할 수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빠른 사과와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담긴 마음이 잘 표현된 글이다.


친구의 신상 스마트폰을 구경하다가 얼떨결에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게 된 하진. 스마트폰을 돌려줄 때를 찾지 못해 스마트폰 도둑으로 의심을 받게 된다. 속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친구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더욱 움츠러들게 되고 고백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마침 학교에 노트북이 도난된 사건이 발생하고 또다시 의심을 받게 된 하진이 인쇄실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도둑으로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전쟁이 일어났던 어린 시절 너무나 가난해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 학교에서 종이를 훔쳐가 힘겹게 겨울을 버텨냈고, 수십 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잘못을 바로잡고 마음의 빚을 갚고 싶어서 폐지 모은 돈으로 학교에 종이를 사서 가져다 두었던 것이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하진이는 자신의 모습을 더욱더 반성하게 되고 마음의 빚을 청산하려 스마트폰을 가져가게 되었음을 친구에게 고백하게 된다.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빚이 무섭게 불어나고 있었던 하진이에게 할아버지의 행동은 하진이에게 용기를 주는 결정적 순간이 된다. 잘못됨을 인지하고 바로잡으려는 할아버지와 자신의 양심을 찾아 바른 자리로 돌아가려는 우진이의 모습에서 우리들이 삶에서 가져야 하는 올바른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고 쓴 솔직한 개인적 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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