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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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아홉살의 문장과 따뜻한 위로

『어린이의 문장』


『어린이의 문장』은 저자가 초등학생의 담임으로 '주제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며 쓴 이야기를 발췌하여 저자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앞만 보며 뛰어가다 지쳐버린 어른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어른들이 어린이의 말과 글, 문장을 만나 위로를 받고 잠시 쉬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린이의 문장』을 집필했다고 한다.

“세상에 어린이가 아니었던 어른은 없다.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을 만난다는 것은

각자의 어린 시절과 조우하는 일”

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아이들의 기록을 통해 필자의 어린 시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하루가 오늘을 힘껏 살아온 어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다.

글에서 느껴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우리 아이를 바라봐 주던 선생님의 시선과 내가 아이들을 바라볼 때의 시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어린이의 문장』은 소담하게 남겨둔 아이들의 글을 따스한 시선과 통찰로 바라본 저자의 마음들을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가 아이들의 기록들을 읽으며 남겨둔 기록들에서 필자를 미소 짓게 하는 힘, 삶을 통찰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아이의 기발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가 저자의 생각과 만나 가슴 한편을 몽글몽글 훈훈함으로 가득 채워준다.

『어린이의 문장』을 읽는 동안 아이들의 엉뚱하고 신박한 표현과 엉뚱함에 미소 짓고,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들에 가슴 한편에 온기가 퍼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팔십 노인도 세 살 먹은 아이한테 배울 것이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모습에서도 배울 것 들이 많다.

내 기준의 잣대와 세상 평판의 잣대와 달리 아이들의 순박함과 솔직함은 사고의 허를 찌른다.

맑고 투명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반성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어린이의 문장』이다.

"자신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엔 자신의 추억이 곳곳에 쌓인다"

솔직한 아홉 살 문장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흐뭇하게 미소를 짓게 한다.

과거 시간의 복기는 그 순간을 되살려 지친 오늘에 위로가 된다.

공개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짧은 문장들을 읽으며 우리 아이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아이 첫 학예회 발표날

아이의 연극 공연을 보러 학교에 갔었다.

아이는 씨름에서 2등을 하고 퇴장해야 했지만 엄마가 지켜보고 있어서인지 번쩍 상대방을 들배지기를 했다. 져야 하는 아이가 이기는 바람에 순간 아이들과 선생님은 정적을 이루었지만 "오늘 00이가 엄마가 오셔서 힘이 세졌네. 00이 승리!" 담임선생님의 빠른 재치로 한판승이 끝났다.

『어린이의 문장』은 지나온 시간들, 잊혀진 기억들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

저자가 다른 학교로 전근 가게 되자 아쉽다는 아이의 기록을 보고 저자가 남길 흔적에 대해 생각했다.

내게는 붙들 만한 부도 없으려니와 세상을 이롭게 할 만한 깜냥도 없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이 세상에 왔다 가는 흔적을 어떤 식으로 남기게 될까.

저자는 찰리 맥커시의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에서

"누군가가 널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고 너의 소중함을 평가하질 마."라고 위로한다.

내가 남기는 흔적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족하다.라고 남겼다.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은 책장 위에서 자주 마주하는 책이다. 같은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찾으며 더 의미를 부여했다. '어떻게 하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의 길을 갈 것인가'라는 저자의 질문에 나의 생각을 더해본다.

내가 실은 것이 오물이라면 오물이 남고, 씨앗이라면 꽃길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실은 것이 오물이라도 비옥한 땅을 만들어 꽃이 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저자의 응원에 한발 더 나아갈 용기가 생긴다.


저자의 따뜻한 시선들에 은인 같은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린이의 문장』을 읽는 내내 가슴이 봄볕처럼 몽글몽글해져 훈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직한 어린이의 마음과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현재의 자신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따뜻한 이야기로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싶다면 『어린이의 문장』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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