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스무 살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7
최지연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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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나아가는 청춘들을 향한 성장일기

『 이 와중에 스무 살 』


나의 스물은 꽃다운 나이였다.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자취 생활이 시작된 시점이다.

자유로움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이제까지 다니지 못했던 여행을 자유롭게 다녔고, 통금시간 없이, 생활의 구속 없이 지냈던 시기다.

아버지로부터 내 삶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시기였다.

그 시절은 고등학교의 억압에 벗어나 대학의 낭만과 주어진 자유를 즐기기에 급급했다.

중, 고등학교 시절을 통틀어 가고 싶었던 학과로 진학을 한 터라 큰 불만이 없었기에 나의 시선들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 이 와중에 스무 살 』의 주인공인 은호는 나와는 달랐다.

은호를 바라보며 지금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아들을 비롯한 많은 수험생들이 생각났다. 대학 입학이 1차 목표이다 보니 막상 합격을 하고 대학에 입학을 했는데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어디? 나는 누구?' 자신에 대한 찐탐구가 시작된다. 실제로 진한 후 휴학이나 자퇴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왜 대학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나 목적이 명확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가야 하는 하나의 과정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는 나름 대학의 낭만을 즐겼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낭만은커녕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하나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안타까운 모습이기도 하다. 이제 고작 스물인데 말이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은 스무 살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과거의 우리 모습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에는 특별하게 큰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대신 은호의 생각과 감정들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은호의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고민하는 20대가 된 듯하다. 반짝이고 빛나는 20대의 싱그러운 자유로움이 아닌 고민하는 20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 한 글이다. 흔들리며 나아가는 은호를 응원하고 싶은 책이다.

고민 많은 우리 젊은 청춘들을 위한 20대 성장 소설로 진로에 대한 고민과 나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면 『 이 와중에 스무 살 』을 추천한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은 제1회 성장소 설상 대상 수상작이다.

성장소설이라는 단어에 잠시 머물렀다. 나이 스물에 성장이라니. 반문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스물의 의미가 다르다.

입시에 철저하게 맞춰진 19살까지는 극도로 제한된 삶을 살다가 20살이 되면 성인이 되어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게 된다. 고작 1살 차이인데 말이다.

울 집 큰아이는 20살이 되면 당당하게 음주를 즐기다 늦게 오겠다고 선언을 했다. 현재는 통금 시간이 있고, 외박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작 한 살 차이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단순 숫자만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

대부분의 많은 아이들이 진로보다는 대학입시라는 틀에 맞추어 많은 시간들을 보낸다. 막상 대학교에 입학을 하면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한다. 특히 부모의 희망에 의해 입학한 학교는 더더욱 부적응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입학을 하고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다. 막상 입학해 보니 적성과 안 맞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성적에 맞추어간 학교의 피해가 아닐까.

『 이 와중에 스무 살 』의 주인공인 은호는 가정불화 속에서 성장했고, 부모에 대한 원망도 많다. 은호는 코리아 장녀의 모습으로 엄마의 기대를 받고 자랐고, 엄마와 담임의 권고로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엄마의 바람인 공무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은호의 목표도 본인이 아닌 엄마의 목표인 것이다. 은호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행정학과는 은호가 원하는 과가 아니었고, 새로운 도전과 참여를 하기에도 머뭇거이는 소심한 아이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서울에서 자취를 하게 된 은호는 자유를 만끽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함 가득 안고 자신에 대한 철저한 결계를 친다. 자유로운 연애는 하지만 깊은 연애는 하지 않는, 오히려 헤어짐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늘 사랑과 관심, 인정을 바라는 은호는 버려지기 전에 버림을 선택하는 아이다.

은호는 대학에 오면 모든 것들이 해결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모든 것은 본인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방황하는 은호가 교내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는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어릴 때의 환경, 사랑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 은호의 마음에서 왜 엄마로부터 자유롭고 싶은지, 한없이 원망스러운 아빠에 대한 마음, 불안한 자신을 마주하면서 본인 스스로를 찾아가게 된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을 읽는 동안 심리 상담을 받는 기분이었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은 주인공 은호가 나이 스물에 자신의 인생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은호의 달라지는 시각을 자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은호가 가진 환경에서 은호가 겪고 있는 과정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고, 은호의 고민과 갈등을 안아주고 응원해 주고 싶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있다.

윤지가 그러하다. 은호의 대학 선배이자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윤지 또한 아버지의 기대에 맞춰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지는 미래의 자신을 위해 당당하게 뛰쳐나간다.


윤지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 살고 싶다면 먼저 죽어야지". 나 자신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삶을 찾으라고 응원하는 것 같았다. 새가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은호의 상담 선생님은 은호가 자신을 발견하게 해롭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안내자이다. 은호가 왜 엄마를 불편하게 생각하는지, 아빠를 미워하는지,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며 자신을 마주하며 관계와 생각의 변화가 생긴다. 솔직한 대화법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치 상담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우선 내가 뭘 원하는지, 그걸 왜 원하는지,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차분히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내 감정과 결정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처럼 내 감정과 결정을 믿지 못해 불안해하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보다 내가 나를 지지해 줘야 했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

내 삶의 의미와 선택은 내 몫이다. 나의 미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이 사십이 넘어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은호가 응원을 하는 것 같았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은호가 자신을 찾아 새로운 선택을 한 것처럼 우리도 선택의 해야만 하는 순간이다. 선택에 앞서 조금 더 자신을 믿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밤의 꿈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낮의 꿈은 내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

『 이 와중에 스무 살 』


은호는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바로보기 시작했고, 자신에게 강한 에너지를 찾기 시작했다. 본인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의 영역이 아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현실의 꿈을 향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은호를 응원하고 싶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 이 와중에 스무 살 』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도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인가? 우리 아이도 자신을 찾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 이 와중에 스무 살 』은 방황하는 청소년과 20대의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다. 물론 사십춘기, 오십춘기를 겪고 있는 방황하는 중년에게도 권한다. 자신의 선택 영역을 믿고 삶의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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