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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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빠른 속도로 가상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메타버스가 아닐까 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메타버스를 통한 콘서트, 여행,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프랜드를 체험하며서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보이는 콘서트나 과거 인물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활동을 한다.

인공 지능 가수의 공연, 인공지능 디지털 휴먼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같은 모습과 목소리는 놀라웠다.

언젠가 VR로 만나는 엄마의 모습을 TV로 시청한 적이 있다.

그리운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서 그리움과 후회를 동시에 해소해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읽은 『 굿바이 욘더 』도 가상세계를 통해 그리운 아내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제까지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과 영화들이 많았다. 하지만 『 굿바이 욘더 』는 이제껏 보아오던 가상세계의 모습과는 다른 주제로 쓰인 글이다. 단순한 가상 세계가 아닌 사후 세계의 불멸과 영원한 사랑, 인공지능의 폐해까지 두루두루 이야기한다. 나에게 『 굿바이 욘더 』는 순애보적인 사랑은 감동을 사건을 파헤치는 모습은 흥미를 더해준 소설이다.

『 굿바이 욘더 』는 2040년 현실과 사이버스페이스가 혼동하는 유비쿼터스 뉴서울이 배경이다. 홀로그램을 띄워 작업하고, 모든 것이 네트워크화된 새로운 세계. 취향에 맞게 신체를 사이보그화하는 세대와 로우테크 히피라 불리는 아날로그의 향수를 간직한 세대가 함게 살아가는 과도기 사회이다. 기계와 사람이 혼돈하는 사회. 그곳에서 '이후'는 암 투병 중 고통을 잊게 하는 브로핀 헬멧을 쓰고 있다. (헬멧은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가상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고통을 잊게 하여 마약 대신 사용되는 기술이다. ) 그녀가 떠난 후 '홀'의 인생을 완전히 달라졌다. 홀로 남겨진 남편 '홀'은 슬픈 나날을 보낸다. 그녀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후가 없는 집에서 뭘 하지? 집에 들어가서 그녀가 거기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까? 사망신고까지 마치고 왔음에도 그것은 말 그대로 '현실적'이지 않았다. 분명히 거기 있어왔고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어떻게 그렇게 문득 없어질 수 있는지. 이 세상 아무것도 그렇게 순식간에 없어지지지는 않는다. 스위치가 꺼지듯이, 갑자기.

외로움이라기보다 어색함이었다. 마치 매일 새로운 모텔에 드나드는 것처럼 그곳의 구조, 그곳에 있는 모든 소품, 그것의 소재에 대해서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낯설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먹먹함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하루는 한곳의 생소함에서 다음 생소함으로 떠나는 여행과 같았다. 그 갑갑한 지루함을 견대내는 일.

사랑하는 아내 '이후'를 암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 남편

"여보, 나야"라는 제목의 메일.

스팸일거라 생각했지만 다음 메시지에서 아내의 홀로그램과 함께

"나 여기 있어. 다른 데 가지 않았어. 나를 만나러 와줄래?"

나를 찾아 이곳으로 오라고 전한다.

'홀'은 죽기 전 아내가 자신을 그리워할 남편을 위해 가상의 세계 바이앤바이닷컴에서 자신의 기억들을 제공하고 자신의 아바타를 준비해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내의 이끌림에 '홀'은 바이앤바이에서 '이후'의 기억을 가진 '아바타'를 만나게 된다.

과연 '아바타'는 '이후'라 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이후 아바타'는 점점 진화 중이다.

단순 메모리 아바타가 아니라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고 학습한다.

의도된 인격으로 성장하는 딥러닝 인공지능 아바타인 것이다.

직접 대화도 하고 걸으며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하는 아바타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홀'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후를 닮은 아바타가 이후와 같은 목소리를 내며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이후가 생전에 계획했다는 것. 그녀가 나를 위해 구상하고 선택하고 예비한 것이 아직 내 삶에 들어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홀'이 혼란에 빠져있을 때 피치가 연락을 한다.

바이앤바이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는 모임.

'홀'은 '욘더'라는 세계에 대해 듣게 된다.

죽은 이들의 뇌를 다운로드해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인 욘더에서는 아픔도 죽음도 없다.

그곳에 가면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다.

'홀'은 욘더의 세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홀이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자살로 추정되는 의문사들이 급증한다.

연쇄적인 자살 추정들은 의문사라 하기에는 어렵지만 자살한 사람들의 곁에는 브로핀 헬멧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연이어 발생하는 자살 사건들과 바이앤바이가 연결되었다는 것을 '홀'은 눈치챈다.

바이앤바이라는 회사에서는 죽은 사람들의 마음과 기억을 옮겨 죽은 자와 산자가 만나는 가상 공간 '욘더'를 만들었다.

아바타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바타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할수록 생각의 표현과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특히 아바타가 이곳에서 들어와 함께 살자고 말을 할 때 살아있는 자와 남아있는 자의 고민은 배가된다.

죽은 가족과 함께 재회할 수 있다는 꿈.

그 꿈을 향한 첫걸음 '욘더'

'이후'를 다시 만나게 된 '홀' 역시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바이앤바이와 '욘더'는 어떤 관계일까?

과연 '홀'은 '욘더'로 갈 수 있을까?

홀의 선택은?

욘더는 모두가 행복한 세계다.

하지만 욘더에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선택해야만 한다.

내 기억을 모두 '욘더'로 업로드해야 다시 살아갈 수 있다.

'욘더'에서의 '나'는 진정한 '나'라고 할 수 있을까?

그곳에서의 생활과 경험은 진정 내가 느끼는 것일까?

이미 나의 육체는 죽음을 선택했는데 어느 곳에서도 기억되지 못하고 욘더에서만 기억되는 세상. 과연 '욘더'를 세계로 인정할 수 있을까?

행복의 가치와 기준은 본인의 판단해야만 하는 것이다.

'욘더'로 가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은 본인의 행복을 찾아서 떠났을 것이다.

'욘더'는 정보화 사회에 맞춰진 사후세계에 대한 신개념으로 다가왔다.


인공지능이 진짜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세상.

생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표현 한 소설이다.

브레인 다운로드를 통해 영생할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죽지도 않고 함께 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만 허락된 세계인 욘더가 있다면 '욘더'라는 가상 공간에서의 삶은 막연한 동경일까?

『 굿바이 욘더 』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성으로 인해 느끼게 되는 고통과 아픔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기억으로 만들어 낸 아바타라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공감된다.

그렇게라도 한번 만나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다면.

그리운 사람들 볼 수 있다면

그런 마음을 잘 녹여낸 이야기인 것 같다.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 빠져 현실과 가상 공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

오히려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을 더 현실처럼 믿고 그곳에 빠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헤어진 가족들과 함께 오래도록 살 수 있다는 믿음.

그런 믿음을 이용한 대형 제약회사의 음모.

욘더의 비밀이 밝혀지는 충격적 사실.

『 굿바이 욘더 』를 통해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 굿바이 욘더 』 는 드라마 <욘더>로도 나왔다고 하니 비교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다.

과연 욘더는 사랑만 가득한 세계일까?

기술 발달이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만 해주는 것일까?

기술 발달로 생활의 편리함도 느끼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모습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술의 위험성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나의 생활이 노출되고 찾기가 쉬워진 요즘

한 번쯤은 기계가 통제하는 사회에 대해 의문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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