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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 - 미세먼지 걱정 없는 에코 플랜테리어 북
정재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평점 :
날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예보 확인이 하루 일과의 시작인 요즘 이 책을 만났다.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
부제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에코 플랜 테리어 북
물론 기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식물을 집에서 키우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환경 정화 능력이 있는 식물을 욕실이나 주방에서 키우는 것은 평소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해 오던 터라 우려도 있었다. 암모니아 제거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것이 암모니아가 있는 곳이 생존 환경이라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저자가 쓴 서문 "반려식물 200그루, 온실 같은 집"은 지은이의 식물을 대하는 애정을 엿볼 수 있어 반가운 제목이었다. 저자가 식물을 키우는 목적은 실내공기 정화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키우는 식물을 사랑한다. 아니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을 키운다.
이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미덕이다
그리고 반갑게도 이 책의 저자가 사랑하는 식물을 나도 좋아한다. 심지어 아레카 야자의 새순이나 고무나무의 새순을 대하는 자세도 똑같다.

멜라닌 고무나무의 새순은 정말 꽃만큼 예쁘다. 그리고 나도 참지 못하고 순을 싸고 있는 껍질을 벗기다 상처를 내곤한다. 아레카 야자의 새순이 어느날 쑤욱 올라오면 부채처럼 펴지는 그 순간을 놓칠까봐 조바심하다 끝내 참지 못하고 손으로 쓱 훓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다행인 것은 그 식물들이 우리 나라에 잘 적응한 식물들이라는 것이다. 즉 누구나 큰 어려움없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미덕이다.
또한 200그루가 주는 압박감은 과연 그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식물을 키워 본 사람이라면 안다. 한 그루보다는 여러 그루를 키우는 것이 쉽다는 것을.
아레카 야자의 가습 기능은 사람에게만 이로운 것이 아니다. 그 주위의 식물들에게도 적절한 습도를 제공해 준다.
고무나무들은 정말 삽목이 쉽다.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에는 금방 뿌리를 내린다.
스킨답서스는 적당한 가지를 잘라다 무심하게 물에 꽂으면 금방 뿌리를 내리고, 그 풍경만으로도 사무실 같은 삭막한 공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그럼에도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식물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것이 이 책의 세 번째 미덕이다.
그 원칙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그래서 정말 유용한 것들이다. 처음 식물을 키우더라도 저자가 가르쳐주는 방법을 따라하다 보면 자신이 붙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전문적인 실용서적은 아니다. 식물을 키우면서 식물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면 그 다음은 경험으로, 다양한 정보 검색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갈 것이다.
오히려 이 책에서 저자가 전문적인 지식을 보여 주는 것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경험과 안목으로 식물을 아름답게 배치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이책의 네 번째 미덕이다.
그리고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배운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나에게 식물 배치는 어떻게 하면 식물들이 가장 햇빛을 많이 보게 할까, 좁은 공간에 많은 화분을 배치할 수 있을까였다. 아름다움은 식물 자체가 주는 것으로 충분했다.
이 책의 한계는 집 안 곳곳에 식물을 배치할 수 있는 단독 주택이라는 것이다. 화장실에서도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채광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큰이나 옥상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파트가 주거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어렵다.
아파트에서도 베란다를 충분히 활용해서 많은 식물들을 길러 내기도 하지만 아파트 주거공간 곳곳에 식물을 배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식물에게 꼭 필요한 햇빛, 바람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베란다 걸이대에서 수확한 블루베리
또 하나 이 책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긴 하지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내 집안에 식물을 불러 들이는 것 뿐만 아니라 도시에 더 많은 식물을 끌어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녹화벽
자연 친화적인 노력들이 좀 더 근본적으로 환경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내 아이들이 안심하고 바깥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