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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 세상의 모든 머리카락에 관한 별별 이야기
카챠 슈피첸 지음, 하리타 옮김 / 찰리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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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에 관심많은 여자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개성과 다양성, 도전과 모험에 대해 살살 얘기하기 좋은 책이에요. 일러스트가 굉장히 시원하고 톡톡 튀고 마지막에 실린 번역자의 글도 넘 좋네요.어른들도 읽으면 기분이 환해지고 미용실 가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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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바꾼다 - 독일 에코 힙스터의 16가지 생태적 일상 제안
일로나 코글린.마렉 로데 지음, 하리타 옮김 / 슬로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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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문제에 관심갖고 뭔가 하기 시작한 초심자들, 환경 강의와 워크숍을 하는 교육가들, 전체론적 관점으로 일상을 혁신하고픈 사람들에게 든든하고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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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내 몸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 - 더 자유로운 페미니즘을 위하여
하리타 지음, 아니카 겜라우 그림 / 동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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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공동체가 성폭력과 차별의 문화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스스로를 치유하고 해방시킬 것인지를 폭넓게 아우른다. 어린시절의 친족성폭력 경험부터, 30대 성인이 된 지금 주체적인 섹슈얼리티 구축 실천까지! 한국적 풍토와 경험으로 쓴 글이어서 공감이 더 컸다. 읽으며 큰 위로와 힘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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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화를 희망한다
새라 파킨 지음, 김재희 옮김 / 양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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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켈리에 대한 단상*

-정당반대당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녹색당으로써의 원칙을 대쪽같이 지키다 
-순수하다 못해 고지식하고, 진정성을 넘어 권력에 대한 몰이해까지, 정치인이 아닌 한사람의 운동가

-평화와 인권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활동하다. 핵반대, 소수민족, 원주민과의 교류, 티베트지원까지..평화와 인권에 대한 강한 신념으로 움직이다 

-빈틈없는 논리보다는 화려한 수사, 진심으로 호소하는 연설

-방대한 자료수집과 활용

-타협할 줄 모르며 전략적 계획이 없는 정치인.

-마음으로 느끼고, 사안이 중요하다면 그 무엇도 포기하지 못하는 성품


책 속에서

오늘날 환경보호의 의미는 산업화 현상에 따른 온갖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에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 이는 피상적인 결과일 따름입니다. 우리는 당면한 사태들을 좀 더 포괄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기 시작했으니, 환경파괴는 경제적 불평등이나 사회정의 그리고 개인에게 가해지는 국가권력의 남용이라는 문제와 서로 싶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부가적 결과가 아니라 바로 그 본질적 성격일 따름입니다. 우리들의 관심은 이러한 과실을 교정하고 언짢은 결과를 없애는 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좀더 정의롭고, 좀더 개방적이고, 좀더 인간적인 곳으로 우리 사회의 흐름을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시민주도 환경보호 전국연합 (BBU, 독일) 1980년 안내문에서

 
"올바른 감수성과 태도, 그리고 원칙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야 사물과 관계들을 진정으로 변화시킨다. 이는 혁명의 속성을 갖는 까닭에 과거의 어떤 것도 그대로 두지 않는다. 국가와 교회와 가족을 갈라놓을 뿐 아니라 개인을 갈라놓고 또한 그 내면으 선과 악을 갈라놓는다."

 

“세상에는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생명의 권리라든가 안전한 환경과 관련된 권리, 이런 건 어떤 상황에서도 협상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사민당이 아니라 어떤 당이라도 비폭력이라는 수단, 생활용이든 군사용이든 핵사용을 포기하는 것, 건강을 해치는 일 없는 고용방식,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채용, 지방분권적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정책 등 녹색당의 기본원칙을 무시한다면 어떤 거래도 있을 수 없었다. 

평화교육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에서 비롯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애매하고 혼란스런 상황에서 올바른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을 단련시키려면, 기성세대의 가치를 뒤엎는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이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경쟁과 성취, 권력과 힘, 이득과 생산성을 강조하는 사회규범의 맹점을 밝히면 됩니다. 평화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전지구적 안목에서 사유하고, 어떤 갈등이라도 비폭력의 원칙으로 해결하는 시민정신을 공유하면 문제는 쉽게 풀립니다. 아울러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어진 현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역량을 길러주면 평화교육은 완성됩니다. 여기서 한 걸은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 조건을 고양시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고향인 지구별의 생존과도 직결됩니다. 평화교육의 궁극 목표는 인류가 누리는 평화를 통해 우리 어머니인 지구, 거기 사는 모든 생명에 대한 공격의식을 나눠 갖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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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해요 죄 3부작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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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죄를 저지르고 쉽게 사과하는 사회, 그리고 사람들
(정신이상질환자 복지)시설에서 안타깝게(?) 해방된 시봉과 진만은 시설에서 반장을 맡아 했던 '대신 사과하기' 로 돈을 벌어보려 한다. 이른바 '사과대행업'. 어찌보면 황당무계하고 또 다르게 생각하면 짭짤할 것도 같은 '사업아이템'을 통해 이기호는 비뚤어진 사회에 대한 독특한 알레고리를 만든다. 

천연덕스런 얼굴로 대신 사과하고 '대신' 처절한 응징을 대신 당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사과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든다. 인류는 예술을 통해, 그리고 삶을 통해 끊임없이 죄의 본질을 탐구해왔지만, 그에 반해 '사과'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 사과는 하나의 피상적, 현상적 행위로 인식되며 죄를 청산하는 간단명료한 마무리 의식에 불과한 양 치부되어온 것이다. 그러나 사과는 단순한 현상적 행위가 아닌 또다른 본질이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사과를 요구하거나 사과를 할 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공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경우, 타인을 향해 엎질러진 어떠한 죄는 그역사성에 의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며, 그로 인해 정작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되기도 한다. 그 전혀 다른 형태는 또한 관계와 사유의 새로운 차원을 연다. 아내를 버리고 떠난 남자는 어미의 상처까지도 오롯이 짊어지고 살아온 아이에게 사죄하고 보상해야하며, 죄 짓지 않는 자의 사과를 대신 치러준 시봉과 진만에게는 거꾸로 사과의 당사자의 자살이 사과해야 할, 그러나 할 수 없는 죄로 되돌아온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던 과일가게 남자와 정육점 주인은 그들의 관계를 잘못과 사과의 틀로 바라보게 보면서 모든 행위와 소통과정이 잘 잘못의 매커니즘에 함몰되어 버린다. 그런면서에 사과는 해결해야하는 감정을 위한 하나의 가능성이며 풀어야 할 관계의 실타래이기도 하다. 

시봉과 진만의 어눌하고 일차원적인 사고로 가장한 이기호의 날선 시각은 다르게 보기의 가능성을 던진다. 독자에게 죄의 무게와 인간이 짊어 진 필연적인 죄의 굴레를 보여주되, 죄에 대한 언급과 성찰이라는 직구 대신, 방향을 선회하여 사과 이후의 죄라는 상황을 상정하는 것이다. 대신해줄 수 없는 사과, 내가 알지 못했던 사과, 사과를 함으로써 생겨나는 죄... 

마구 죄를 권하는 이 속된 사회에도 알알이 살아 부서지는 사과의 처연한 뒷모습이 있다. 시봉이 목숨을 내어놓음으로 태어난 '나', 진만의 미래라거나, 남성에게 매춘하여 또다른 남성을 부양하는 시연의 눈물겨운 생존 자체가 그렇다. 진만을 손수 시설에 가져다 맡기고 정상적인 가면을 쓴 채 영어교사로 살아가던 진만의 아버지가 다시 제발로 시설에 등록해 자살하면서 생의 끝에 남긴 속죄행위 또한 의외의 반전이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죄가 있고, 그것들이 저마다의 무게를 가지고 우리네 삶을 억압한다. 그 때 결국 구원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열어왔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사과받지 못한 채 사과했던' 어리석고 힘없는 자들이 아니였는지. 그 초라하고도 빛나는 진실 앞에 콧날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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