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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펭귄클래식 135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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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을 읽을 때는 굉장한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게 되면 보통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번에 읽게 된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그 전율의 서책 목록에 덧붙인다.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격변기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겉으로 드러난 혁명의 충격만큼이나 인간의 내면을 철자하게 파고 들어 있어 사실 읽기가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사실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이책이  -물론 방대한 독서량을 자랑하는 분들에게는 실례가 되겠지만- 우리에게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선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다크나이트라이즈의 일부 장면을 이책의 내용을 모티브 삼아 만들었다고 밝힌데서 비롯된다.프랑스 혁명과 배트맨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관계지? 한발 더 나아가 책의 결말부분에 이르러서는 그리스도교의 예수의 모습마저 볼 수 있다. 아마 내가 잡아낸 부분보다 더 많은 관계들이 이책에는 들어있을 것이다. 한번의 독서로 모든 것을 느낄 수는 없다. 적어도 두세 번은 곱씹어 읽어볼 책이다.


아래 사진은 이책의 초판본인데 영문 제목을 들여다보자. 'Tales'라고 써도 되지만 디킨스는 'A Tale'을 택했다. 작가의 의도는 이 모든 이야기가 한편의 이야기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책은 하나의 이야기만 담고 있지는 않은데 여러 이야기들이 결국은 하나로 모이고 그것이 디킨스가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여전히 각각의(Each)라는 단어가 이책에 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도저히 하나의 이야기로만 읽고 넘기기에는 아까운 까닭이다. 그렇다면... 왜 차라리 'The'를 붙이지는 않았을까? 두고 생각해볼 일이다.



펭귄클래식에서 출간된 이책은 주석까지 합쳐 588면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어서 처음 책을 집어들고나면 '이책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프랑스 혁명 당시의 런던의 어느 길거리를 걷고 파리의 어느 선술집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 분위기에 흠뻑 취해있다보면 마지막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고전 특히 명작이 주는 감동이란 대개 그런 것이어서 현대 문학 작품들이 좀처럼 줄 수 없는 일종의 은총에 가까운 매력이다.


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기본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인 명예, 사랑, 재물 등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과 갈등이 휘몰아친다. 물론 책이 씌여진 시기를 생각하고 디킨스의 장황한 어투를 생각하면 쉽게 쉽게 문장이 읽어지지는 않지만 그 안에 펼쳐진 방대한 서사시를 읽어나가다보면 그런 부수적인 어려움이 오히려 반갑기까지 하다. 


이책의 주제는 사실 독자가 선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된다. 목숨을 내줄만큼 숭고한 혹은 무의미할 수도 있는 '사랑'일까? 시대의 풍파 속에서 갈등하고 충돌하는 '계급'일까? 아니면 그 모든 것을 끌어안는 "욕망"일까? 어느 주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줄거리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이책만이 가지고 있는 큰 특징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주제들만 따로 끌어내어 연결을 시켜도 훌륭한 한권의 책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책의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Recalled to Life"

Water

Darkness and light

Social justice


책을 읽어가다보면 책의 문체가 희곡에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실제로 두 도시 이야기는 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6편의 영화와 한편의 TV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국내에서 구해볼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야기는 런던에서 파리로 이동하며 시작되고 결국 파리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며 끝이 난다. 런던과 파리라는 두 도시에서 우리는 마치 흑 아니면 백과도 같은 극단적인 상황들에 직면하게 되고 그 극단이 부딪혀 서로를 파괴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참 아이러니하게도 양 극단의 종말은 '너무나도 비슷함'으로 마무리된다. 아마 이 소설만큼 극단적으로 인간의 감정의 대립을 묘사한 소설은 많지 않을 듯하다. 복수와 용서, 미움과 사랑이라는 이 양극단의 감정은 최종장에 이르러 마치 예수의 순교와 같은 대속으로 마무리된다.


이 소설의 주해를 달고 있는 리처드 맥스웰은 이 양극단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이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그리고 이 양극단은 파리와 런던이라는 두 도시에서 처절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사실은 파리가 곧 런던이고 런던이 곧 파리였던 셈이다. 세상 어느 곳에서건 인간의 이런 모습은 다르지 않음이고 또한 그 해결 방법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디킨스는 이야기하고 싶었던지도 모를 일이다.


디킨스는 여느 작가와는 달리 '소외'에 초점을 둔 작가였다. 혁명이라는 세상이 소용돌이치는 그 와중에도 귀족이나 혁명 세력이 아닌 소시민들 그것도 철저하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진 나약한 소시민들의 삶에 집중한다. 이점에서는 우리는 까뮈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이야기할 때 그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보통 관심을 둔다. 어느 왕이 어떠했고 어느 수상이 어떠했고 혹은 어느 신하가 어떠했고는 자세하게 다루지만 정작 그들의 지배하에 있었던 대다수의 사람들 -즉 우리들- 에 대해서는 좀처럼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지배자는 수가 적고 피지배자는 수가 많아 일일히 이름을 언급하기 어렵다는 식의 이론은 철저하게 권력과 힘에 기댄 역사서술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실 중요한 것은 '어느 왕'이 아니라 '갑돌이와 갑순이'인데 우리는 갑돌이와 갑순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래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디킨스는 바로 그 '우리'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그 내용이 처절하고 진솔하고 때로는 뼈에 사무치기까지 한다.


소설의 마지막에 예수의 모습으로 죽어간 주인공의 모습은 어떤 이들에게는 한없이 나약한 모습으로 비칠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죽는다는 어쩌면 정말 소설에서나 있음직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디킨스는 그 죽음.. 예수의 대속(Redemption of Christ)과도 같은 그 죽음을 결코 값싸게 다루고 있지 않다. 숭고한 죽음이란 아주 평범한 사람에게도 가능한 것이라는 점. 이점은 그의 마지막 말에서 등장하는데 바로 다크나이트인 웨인이 그의 유언장에 적은 그 내용이다.


'I see a beautiful city and the the brilliant people rising from this abyss. I see the lives, for which I lay down my life. Peaceful, useful, prosperous and happy. I see that I hold a sanctuary in their hearts And in the hearts of their decedents. Generations ends. That's the far, far better thing that I do...than I had ever done. and It's a far, far better rest that I go to...'


두 도시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내가 지금 하려는 행위는 지금까지 해온 어떤 행동보다 훨씬 더 숭고하다. 지금 내가 가려는 길은 지금까지 걸었던 어느 길보다 훨씬 평안한 길이리라"


앞서 마지막 장에 한참을 머물게 된다고 적었는데 실제로 그렇다. 사실 책의 줄거리나 내용을 인용하지 않는 것이 내 서평의 원칙이라면 원칙인데 이 마지막 문장을 적지 않고서는 이책이 주는 강렬한 느낌을 옮겨오기 어려울 것같아 적어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각자의 개인의 삶이다. 그 삶에는 귀하거나 천한 것이 있을 수 없고 누구도 인간이라는 존재인 이상 고귀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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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완성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문제 고급 1.2급 (동영상 CD 1장 + 연표 + 최신기출 반영) 4주완성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문제
최영욱.이필선 지음 / 크라운출판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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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으로는 부족. 동영상 강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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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조그 1 펭귄클래식 116
솔 벨로우 지음, 이태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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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쉽지 않겠다 싶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의 분량을 떠나 줄거리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흔히 접하는 불륜으로 인해 상처 입은 아내가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과는 반대의 상황이다. 주인공은 남편이다. 이 독특한 시점은 기존에 다른 매체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던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지레 짐작조차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물론 이것 역시 남성적인 편견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며 파악하는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겪은 가장 큰 저항은 특유의 편지 쓰기식 서술이었다. 이 부분은 독자에 따라서는 꽤 마음에 들어하는 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내게는 결국 작가가 작품 안에 온전히 생각을 담아내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수신자로 등장하는 수 많은 이들이 과연 허조그의 심리상태 나아가 이책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두 번째 저항은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찌질하기 그지 없는 주인공의 신세한탄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독자에 따라서는 인간적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무능력 그 자체고 그 무능력을 스스로 돌파하기보다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놔두고 이런저런 변명으로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수동적인 면이 지나칠 정도여서 읽기가 수월치 않았다. 물론 작가의 의도겠지만 이렇게까지 무능력한 주인공은 참 오랜만에 만났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대단하다. 처음부터 거의 끝부분에 이르기까지 자포자기하고 무기력에 찌든 상태를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의 대부분은 이 신세한탄으로 채워져 있다. 어떤 독자라면 이 어둡고 찌든 분위기가 몸서리쳐지도록 싫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란 영 쉽지가 않았는데 결국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은 자주적인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 한다. 이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인간군상의 나약함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런 이유로 결말 역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뭐랄까 자신에게 닥친 황당하고-그 성격에 당연한 결론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불운한 상황들을 나름 희극적으로 돌파해보려는 의지가 아주 가끔 엿보이기는 했지만 과연 결론이 허조그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것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나는 글쎄..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스스로의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살아짐을 당한 전형적인 수동태적인 삶을 산 허조그이고 그런 일관된 흐름 안에서 마지막 결론은 작가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끼게 했으니 말이다. 


번역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원서는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적 현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번역자가 풀어가는 방식은 제법 진부했다. 솔 벨로의 문체 자체가 그렇다면 달리 할 말은 없겠지만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와 복잡한 표현이 작품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나 작품 해설은 독자를 생각하고 쓴 것이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않다. 책에 대한 감상이라는 것이 워낙에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나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았던 번역이었다.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왜?'라는 의문은 책을 펼친 이래 마지막까지 가시질 않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보다 쉽게 상처입고 쉽게 넘어지는 우리네 삶의 모습 그리고 그 상처와 넘어짐을 쉽게 극복하지 못 하고 절망의 나락 속에 빠져드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에게 때로는 현실의 복잡함과 마음의 괴로움을 잊고 그저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는 아니었을까? 시간이 좀 더 지나고나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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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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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류의 책은 여간해서는 읽지 않는다. '뻔한 이야기'를 적어 놓는 경우가 워낙에 많아서다. 특히나 대선을 앞두고 출마자 중의 한 명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책이라면 읽지 않아도 대충 내용이 보일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책을 구입했다.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안철수라는 사람에 대한 호감이 막연한 호감인지 아니면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확인해볼 요량이었다. 제목은 의외로 간결하다. '안철수의 생각'이다. 사실 그게 지금은 가장 필요한 시점이고 정확한 제목이다.


판매량이 많은 까닭인지 방금 찍어낸듯한 종이향이 코를 찌를 정도다. 하얀 표지와 간단한 사진 한 장 그리고 진한 종이향이 스며든 책을 손에 들고 페이지를 넘겨본다. 책은 총3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4편이다. 맺는 글인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역시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1장과 마지막 장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2장과 3장은 사회 전반에 대한 심층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엮은이도 이야기했지만 안철수 교수가 이렇게 다방면에 깊은 성찰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2장과 3장은 마치 국정운영의 지표로 삼을 청사진과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만약 안 교수가 출마를 하게된다면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건 정치를 하게된다면 이책은 그의 나아갈 방향 그리고 그를 평가할 지표가 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인이 아닌 사람이 자신이 정치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점을 이렇게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한편에서는 과욕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지만 그만큼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증거도 되는 셈이니 앞으로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있는 일이 되겠지 싶다.


대담 형식으로 쓰여 있어 읽어나가는데 큰 부담이 없고 방송에서 본 그의 말투며 표정이 책을 읽어나가는동안 그대로 재연되는듯한 느낌을 주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자기자랑'이 등장한다는 점. 그러나 나는 이것을 자랑이 아닌 자신감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이루어낸 것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이다. 그리고 그 이룸을 어떻게 만들어냈다고 스스로 납득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 안철수를 놓고 볼 때 꽤나 부러운 점이었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엘리트의 패배를 모르는 삶을 산 것이 아닌 점은 의외였다. 그는 모든 것을 노력으로 이뤄낸 스타일이다. 그리고 그 이룸의 기본이 된 것은 경험이었다. 생각보다 안 교수는 많은 경험을 했는데 대외적으로 알려진 성공스토리 이상의 실패와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리고 그 실패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바꾸어 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점이 아마 안철수 교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는 정확하게 자신에 대한 지지의 실체를 알고 있다. 기성 정치에 지친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의 지지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일일히 설명할 수 없기에 책으로 이야기를 건넸다. 물론 책 역시 모든 이에게 접근성이 있는 것은 아니니 이후의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만약 이책이 대선을 위한 출사표라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한 공약집인 셈이다. 활자로 이렇게 뚜렷하게 찍힌 내용들을 안철수라는 인간이라면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지고 구현해낼 것인가.


대선에 나오는 일이 없더라도 이책은 정치를 하려는 이들, 현재 정치를 하는 이들을 떠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그저 당연하게 생각되는 상식들이 외면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상식들을 다시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은 희망을 가져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안철수는 희망을 가져본 사람이고 그 희망을 실현해낸 사람이다. 개인적인 희망을 넘어 국가적인 희망을 그는 실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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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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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의 종신 교수인 랜디 포시가 세상을 떴습니다. 다른 나라의 교수가 세상을 뜬 것이 중요한 일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책으로 소개되어 있는 '마지막 강의'의 저자이자 주인공입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이책이나 랜디 교수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팀원 한명이 이책을 사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서점에서 책에 대한 내용을 보고 팀원 모두에게 한권씩 선물해주었죠. 그러면서도 정작 저는 이책을 사지 않았는데 뻔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 그러고나서 얼마 후 랜디 교수의 임종 소식을 접했고 뒤늦게 그의 강의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강의의 제목은 "Really 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s"으로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은 어떤 것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본은 1시간이 넘는 분량인지라 편집본을 링크로 걸어둡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꿈을 갖기 마련인데 랜디 교수는 평생을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았고 나름대로 대부분의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그리고 강조하죠.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느냐? 그리고 지금은 그꿈을 이루기위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또 무엇을 할것이냐고 묻습니다.

어떻게보면 참 단순한 이야기인데 실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그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은 정말 적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마음 속으로만 그꿈의 향수에 가끔 잠기는 것이 평범한 우리네들의 삶의 모습이겠죠.

살림출판사에서 '마지막 강의'를 출간한 것이 6월말이었으니 이책은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책이고 책을 읽어나가는 많은 이들이 그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일어서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운명을 달리했고 그가 남긴 메시지들이 더 절실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랜디 교수의 이 강의는 그가 살아있는 동안의 마지막 강의였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처럼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당장 시한부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그동안 갈 수 없었던 긴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고 잔뜩 밀린 책들을 읽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랜디 교수처럼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남은 가족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남겨두는 것도 큰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책은 그런 의미에서 가족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책은 랜디 교수가 세상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사후 세상에 남겨진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게 되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계속 남의 일처럼 공감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마음을 조금 넓게 열고 내가 남겨진 그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나가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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