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이노의 비가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60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재혁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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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평을 쓰다가 글자수가 넘어서 리뷰란으로 옮겨왔습니다. 두이노의 비가는 내게 수 많은 포스트 잇을 붙이게 한 책이 되었습니다. 열 개의 비가 하나 하나 마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느낀 절망과 회의, 아픔과 기쁨, 공포를 백 년 전의 릴케와 공유 할 수 있다는 것에 희열과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아드리아 해안의 두이노 성 절벽에서 시인이 했던 인생에 대한 물음과 절규가 공명 되어 오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공감하지만 정확한 이해가 어려운 싯구를 위해서는 뒷편에 자세한 해설이 있네요.
여기 내가 주목한 짧은 싯구를 소개 해보겠습니다.
영리한 짐승들은 해석된 세계에 사는 우리가/ 마음 편치 않음을 이미 느끼고 있다./ 우리에게 산등성이 나무 한 그루 남아 있어/ 날마다 볼 수 있을지 모르지. 우리에게 남은 건/ 어제의 거리와, 우리가 좋아하는/ 습관의 뒤틀린 맹종, 그것은 남아 떠나지 않았다.(제1비가 중)
언젠가 이처럼 오래된 고통이 우리에게/ 한결 풍성하게 열매 맺지 않을까? 지금은 우리가 사랑하며/ 연인에게서 벗어나, 벗어남을 떨며 견딜 때가 아닌가/ 발사의 순간에 온 힘을 모아 자신보다 더 큰 존재가 되기 위해/ 화살이 시위를 견디듯이. 머무름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제1비가 중)
수 많은 구절들이 사로잡지만 손가락이 아픈 관계로 나머지 비가들은 직접 읽으시기를 권해봅니다. 여름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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