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의 마음 헤아리기.

나도 안아줘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다나카 기요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0년 6월

저는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을 돌보는 일을 '가장 중요한 임무' 처럼 여기며 어린시절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여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작은 아이가 태어나던날,

동생이 태어남과 동시에 엄마의 사랑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던 큰 아이,

동생을 바라보던 큰아이의 눈빛이 어찌나 불안하던지... 어린시절 제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었어요.

 

<나도 안아줘>는 엄마의 사랑(무릎)을 아기(동생)에게 빼앗긴 뒤

아쉽고 허전한 마음을 토로하는 고양이(맏이)의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게 그려져 안타까움이 듦과 동시에,

그런 상황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고양이의 모습에 훈훈한 마음이 함께 듭니다.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던 고양이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의 무릎을 내 주고,

그런 아이를 시기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고양이의 입장에서 적어내려간 <나도 안아줘>

어쩌면 형, 누나, 언니, 오빠 등 실제의 형제가 아닌 고양이의 입장에서 바라본 동생의 모습이기에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대할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외동아이가 아니라면 어느집이든 맏이가 있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대부분 맏이는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다 큰 아이' 이길 강요 받습니다.

매사 동생에게 양보해야 하고, 동생을 대신하여 혼이 나기도 하지요.

그래도 '공'은 동생에게 돌아갈때가 많고요.

그런 고충은 맏이가 되어보지 않고는 결코 이해 할수 없다는 것,

그점을 떠올려볼때, 앞으론 우리집 큰 아이를 좀 더 따스하게 사랑으로 감싸 앉아줘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고양이가 애절한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나는 다 커서 혼자 잘 수 있지만, 아주 가끔이라도 좀 안아달라는 그 말을 할 때..

제 가슴 한켠이 아려왔어요.

이 책을 통해,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선물한 '맏이'의 얼굴을 떠올려 보시기 바래요.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싱글만찬 -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147가지 레시피
문인영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6월

타고나길 요리꽝으로 타고난건지, 토익책 이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요리책이다.

요리책 속의 음식들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가게 하고,

그걸 재현해 보겠노라 따라 해보면 결국 '너는 누구냐?' 싶은 조금은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 되고만다.

뭐 하나를 만들고 싶어도 인터넷을 뒤져 열공 한 뒤 큰 맘 먹고 도전을 해야 하고,

이런 내게 요리는 적잖은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러다 발견한 <싱글만찬> 정말이지 책 제목도 눈에 화악 띈다.

궁중요리 뭐 이런 엄청난 요리와는 달리 간촐하면서도 맛은 색다른 요리를 소개해놓았을것만 같아

요리꽝인 내게도 한줄이 빛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은 맘에 당장 구입^^

 

책을 받고 한장한장 넘겨보며 정말 이 책을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다.

가장 큰 이유는 재료를 구입하지 않고도 지금 당장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만 가지고도

음식 한두개쯤은 만들어 낼 수 있을만큼 간단하고도 쉽다는것,

또 하나는 쉽고도 너무나 쉬워 이 책만큼은 여느 요리책과는 다르게 내가 가진 요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었다는 점이다.

 

책을 받던날, 나는 집에 있는 참치캔 하나와 냉장고에서 방황중인 파프리카만을 꺼내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파프리카 잡채를 만들고 참치죽을 만들어 저녁을 먹는 동안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ㅎㅎ

매일 같이 반찬 만들 엄두가 나질 않아 계란후라이에 김치 몇쪽, 된장찌게가 전부였던 나의 식탁.

그러다 밥이 지겨워지면 라면 먹기 일쑤 ㅎㅎㅎ

이젠 무슨일이 있어도 꼭 제대로 된 밥을 해먹겠다 다짐해 본다!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147가지 레시피, 이 책을 알게 된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음식은 모두가 맛있지만 너무나 쉽다.

요리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싱글이 아니더라도 이 책이 너무나 유용하게 느껴질거라 생각된다.

오늘부터 나는 요리왕이다^^ 단 두가지의 재료를 가지고 요리왕이 될수 있다는 사실,

오늘은 뭘 해먹어 볼까 기대감이 앞선다 하하하>_<

꼭 읽어봐야 할 책..

어린 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 - 나하고 얘기 좀 할래?
울리케 담 지음, 문은숙 옮김 / 펼침 / 2009년 12월

<어린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

이 책은 책제목만으로도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흔히들 어린시절하면 아름답고 그립고 추억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는 반면,

저는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이 온통 어둡고 암울할뿐입니다.

부모님이 안 계셨던 것도 아니고, 가정형편이 어려웠던것도 아니지만,

부모님의 기대치에 어긋났다는 이유로 언어폭력에 시달리며 자랐거든요.

 

"너 같은앨 학교에 보내서 뭘하니?" "니 동생 반만 닮아라"

귀에 딱지 앉을만큼 들어온 이야기, 이제사 떠올려보니 피식 하고 웃음만 납니다.

 

고로 사람에 대한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채 학창시절을 보냈고,

남편을 만나기 전까진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때까지 잠자코 기다려 주겠다던 남편의 말에 눈물 펑펑 쏟던날,

이제는 나를 위해서, 내 남편을 위해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더이상은 우울하게 살지 않겠노라 다짐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밝게 웃고 큰소리로 이야기를 했으며, 아무렇지 않은듯 행동하려 애를 썼지요.

그렇게만 하면 쉽게 성격이 개조될거라 믿었지만, 불행히도 얼굴은 밝지만 마음은 어둡기만 한

'이중이'가 되어가더라구요.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좌절감을 맛보던 중 이 책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가슴 한켠이 아려와 두세장 읽고는 더이상 읽지 못한 채 책장을 덮기도 여러번,

그렇게 어렵게 읽고난 책 한권, 제게 남겨준 여운이 참으로 길더군요.

 

내 안의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기, 과거에 나는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과감없이 떠올려보기, 그리고 아픔을 숨기지 말고 끄집어 내 풀기.

이것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라는 것.

참으로 평범한 이야기인듯 하지만 제게 가장 어려운 과제 였던 부분이라,

이 책을 여러번 반복하여 읽어보며 다짐 또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금 이순간부터 죽는그날까지 나는 내 아이들을 사랑하겠노라,

신체적인 폭력은 물론이고 언어폭력 및 상처를 남기지 않겠노라.

선서를 하듯 다짐했습니다.

 

책을 읽는동안엔 눈물을 정말 많이 쏟아냈어요.

그런데, 책을 읽고나서 왠지모를 홀가분한 마음에 상쾌하기까지 했어요.

이제는 용기를 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이 책을 마음으로 읽었어요.

좋은 책 다른분들에게도 권해드립니다.

부당함에 맞선 작은토끼의 큰 용기에 박수를...^^

늑대 잡는 토끼 ㅣ 작은 돛단배 5
미카엘 에스코피에 글, 엘레노르 튀이에 그림, 이주영 옮김 / 책단배 / 2010년 6월

어느날, 작은토끼가 길을 걷다 맛있게 생긴 당근을 보게되고

이것을 먹으려다 늑대에게 잡히고 맙니다.

작은토끼가 먹으려했던 당근은 진짜 당근이 아닌 늑대가 놓은 덫이었지요.

늑대가 데리고 간 곳엔 먼저 잡혀온 토끼들이 모여, 덫으로 사용할 당근을 만들고 있었지요.

모두들 하루종일 일만 했을뿐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했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작은토끼는 용기를 내어 늑대를 잡을 방법을 떠올리게 되고,

결국 엄청난 일을 일궈 냅니다^^

결론이 궁금하신분은 책을 구입해 보시면 될것 같아요 ㅎㅎ

저는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너무나 통쾌했어요.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강자-약자, 늘 약자는 강자에게 당하기 마련이고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 속에서

작은토끼와 같은 '큰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덩치는 작지만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낸 작은토끼의 용기와 의지를 본받아야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수 있다는 말을 해주었는데

아이들은 "작은 토끼도 정신 바짝 차려서 살수 있었어요?"라고 묻더라구요.

아이들이 제 말의 의미를 분명히 이해한것 같아 기뻤어요.

어려운 상황속에서 보통 토끼들처럼 체념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이 것이 내 삶'이려니 여기고 말게되지요.

부당한 것이 무엇인지,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조차 판단하지 못한채 말이에요.

그런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이들 역시 학교생활을 시작으로 사회에 발을 내 딛게 된다면

작은토끼와 마찬가지로 숱한 어려움에 놓이게 될거에요.

그럴때마다 '원래 인생이 그런거야' 라며 낙담해버리고 만다면

아이들의 삶엔 희망이 없을거에요.

작은토끼처럼 부당한 것이 무엇인지,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들의 인생뿐 아니라

그런 노력들이 모여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좀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 한권, 그러나 그 안에 담고 있는 의미는 상당히 심오합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지

궁금한 마음에 살짝 떠보니, "덫을 조심해야돼" "길에 떨어져 있는거 주워 먹으면 안돼~" 등

재미난 이야기를 잔뜩 들려줍니다.

작은 아들은 이 책의 주인공인 작은토끼를 보더니 "아가 당나귀다" 라는거에요 ㅎㅎ

가만가만 살펴보니 토끼 같기도 하고, 당나귀 같기도 하더라구요 ㅎㅎ

여러가지로 재미난 책이었어요~~ 꼭 읽어보세요 ^^*

가슴찡한 이야기, 엄마의 사랑이 충분히 느껴져요..

반달아, 사랑해 - 엄마 반달곰의 사랑 이야기
유영석.한소리 지음, 김윤경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4월

'반달아 사랑해' 를 두 아이에게 읽어주다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엄마'라는 말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면서도, 한편으론 가슴아프게 한다는걸 실감했어요.

'반달아 사랑해'의 주인공 반달이와 반달이 엄마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반달이는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겨울날 준비에 들어갑니다.

맛난 음식을 배가 부르도록 먹고 잠이 든 반달이.

그런데 겨우내 언 눈이 녹아 반달이가 덮고 있던 낙엽 이불이 젖고 말아

반달이 몸이 불덩이 처럼 뜨거웠어요.

반달이에게 새 낙엽 이불을 마련해주기 위해 추위를 무릅쓰고 숲을 헤매고 다녔지요.

반달이를 위한 마른 낙엽을 구해 돌아온 반달이의 엄마.

이번엔 엄마의 몸이 불덩이 처럼 뜨거워졌지요.

그리고..... 따스한 봄이 찾아왔지만, 반달이의 엄마는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희 아이들, 엄마는 죽으면 안된다며 말을 잘 듣겠노라 다짐해 봅니다.

저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제게 배풀어주신 무한한 사람을 떠올려보며

결혼을 하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도 여전히 철부지 같기만한 제 자신을 돌아보았어요.

 

이 이야기는 실제 반달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화라고 합니다.

간단 명료한 이야기 안에, 이렇게 큰 감동을 불어넣을수 있구나 새삼 놀라웠고,

책 한권이 던져주는 여운이 길어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어요.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보니 부모님의 사랑이 어떤건지 조금더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와닿습니다.

아이가 아플때, 아이가 힘들어할때, 아이보다 더 힘든것이 바로 부모라는 점.

예전엔 몰랐거든요.

그저, 나만 힘들고, 내가 제일 아픈줄로만 알던 어린시절.

나대신 아파주지 않고, 나 대신 힘든일을 겪어내 주지 않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울때도 있었는데,

실은 내색만 하지 않을뿐, 나보다 더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온 사람이 바로

부모님이란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나니, 반달곰의 생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더군요.

반달곰이 좋아하는 것, 반달곰의 똥 그리고 반달곰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

어느것 하나 허투로 여길게 없어 뜻깊었습니다.

이 책 정말이지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