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 난 행복해 비룡소의 그림동화 212
로렌츠 파울리 지음, 카트린 쉐러 그림,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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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산쥐와 곰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곰의 얼굴에 저희 아이의 얼굴이 겹쳐 보이기까지 합니다.

저희 아이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아낌없이 퍼다주고, 그러고도 더 줄것이 없나 두리번 거리는 녀석이에요.

처음엔 그런 아이의 모습이 정말 곰탱이 처럼 답답하게 여겨질때도 있었지만, 늘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를 보며 '네가 엄마보다 낫구나'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 기질이 저마다 다르기에 어떤 아이는 자신의 잇속을 철저히 챙기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자신에게 남는 것이 하나도 없을지라도 베풀며 행복감을 충분히 느끼기도 합니다.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 옳다, 그르다로 나눌 수 없는 문제라 생각됩니다. 산쥐와 같이 자신이 얻고자 하던 방석을 얻고도 결국 곰으로부터 피리까지 돌려받고, 곰의 무등을 타고 곰에게 이것저것 시켜가며 끊임없이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아이.

그리고 산쥐 곁에서 보조를 맞춰가며 생쥐가 원하는걸 다 들어주고도 억울하단 생각 대신 '내가 산쥐를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해'라며 웃음짓는 아이.

이 책은 산쥐와 곰 어느 누구도 탓하거나 나무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산쥐와 곰이 가진 기질이기 때문이지요.

아이의 행동을 보며  섣불리 '넌 왜 그리 곰탱이 같니?' '너 정말 얌체다' 라는 평을 하기 이전에 내 아이가 가진 기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고, 아이가 가진 기질을 장점으로 끌어내 줄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뿐만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의 의미, 베품의 의미까지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너무나 뜻깊었어요.

이 책의 곰이 곰곰히 생각을 하며, 자신에겐 가죽이 있기에 방석이 필요없고, 피리를 잘 불지 못하기 때문에 피리를 산쥐에게 줘도 되며... 또한 산쥐에게 무언가를 주며 느끼는 그 행복감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 있는데요, 이 부분을 아이에게 강조하여 읽어주었어요. 가끔은 내게 필요없는 물건까지 움켜쥐고 싶을때가 있고, 왠지 손해보는 느낌에 좋은일을 하고도 가슴이 답답해질때가 있는데요, 그럴때 이 책을 꺼내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가 집에 있는 사탕 봉지를 몽땅 들고 어린이집에 가면서 친구들과 나눠먹겠다고 할때 '그거 네꺼잖아, 친구들 다 줘버리면 너는 뭐 먹니?'라고 말한 제 자신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엄마에게도 큰 가르침을 주어 좋았습니다. 몇차례를 반복하여 읽고나니, 이 책의 제목인 <네가 있어 난 행복해>라는 말이 가슴 깊이 와닿음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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