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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톡 톡 톡 ㅣ 큰 돛단배 1
한지아 글.그림 / 책단배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서정적이면서도 밝은 느낌의 그림책, 바로 이 책이 그랬어요.
이책의 주인공인 예린이네집은 비가 샙니다.
비가 샐때면 엄마는 대야를 가지고 오셔서 비를 받고,
그걸 본 예린이 이내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비닐봉지를 가지고 와 우비를 입듯 머리에 쓰고, 대야 안에 쏘옥 들어가고 보니
예린이네 집이 어느새 바다에 되어 출렁여요.
예린이의 상상속 이야기에 저희 아이들 기분이 너무나 좋아집니다.
아이들은 비 오는 날을 정말 좋아하지요.
엄마는 이불 빨래가 젖을까, 식구들이 비를 맞을까, 집안이 눅눅해질까
걱정이 태산 같지만 아이들은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에 몸을 맡겨 보고 싶어하고
그 맛을 보고자 혀를 낼름 내밀기도 해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기보다는.. "감기 걸려!!" "옷 젖잖아!!" 아이들의 행동을 제지하기 바빴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한 번 정도는 아이들이 빗방울에 몸을 맡길 수 있도록 놔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예린이가 자신의 집에 비가 새는걸 보고.. 이렇게 재미난 상상을 할 수 있었던건
어린이들만의 천진난만함, 순수함 때문이잖아요..
그 순수함을 지켜 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여..
저 어릴때의 일이 떠올랐어요.. 비가 오는 날이면 부엌 한켠에 비가 샜는데...
친정어머니께서 비가 새는 그 곳에 양푼을 가져다 놓곤 하셨거든요...
양푼으로 떨어지는 통통통 빗소리... 저는 그 빗소리를 듣기 위해 양푼 곁에서 귀를 기울리곤 했어요..
어릴적엔 우리집에 비가 샌다는 현실보다는 비가 집안으로 들어옴으로 인해
나에게 주는 즐거움을 찾는게 더 바빴고,
그 마음이 지금은 어렴풋하게나마 남아있지만,
무척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떠올려 봅니다...
저희 아이들.. 마침 태풍 영향권에 들어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이 책을 꺼내들고 옵니다..
베란다문을 활짝 열어 두 아이들 머리에 빗방울이 떨어지게 해주자,
꺄아~~ 하며 두팔 벌려 온 몸으로 비를 맞던 아이들...
뭐가 좋은지 팔딱팔딱 뛰며 비를 반깁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추억거리를 제공하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어요..
더불어 저 역시 잠시나마 동심에 빠져 볼 수 있어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