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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영원히 기억할게!
하라다 유우코 지음, 유문조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반려동물의 죽음.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그 아픔의 크기를 알지 못합니다.
저희 집엔 7살큰아이와 4살 작은아이가 있어요.
두 아이들은 이사를 오기전, 달팽이를 애지중지 키운적이 있어요.
할머니를 따라 배추밭에 갔다가 직접 데리고 온 달팽이라 분신처럼 여겼었지요.
직접 상추를 씻어 먹이로 주고, 물도 축여주고, 달팽이 똥도 치워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사하던 당일날 달팽이집을 열어둔 탓에 달팽이와 생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짐이 모두 차에 실리도록 달팽이가 나타나지 않자, 어찌나 서럽게 울어대던지.
주위 분들은 "그렇게 이사 가는게 슬퍼? 더 좋은 집으로 가는거야" 라며
오해를 하시더라구요^^
그날의 아픔,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 이 책을 통해 치유해 보았어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집에 있던 강아지 리리.
하지만 그런 리리가 점점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죽게 됩니다.
리리의 물건을 정리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울컥 화를 내고 말았죠.
리리가 물어 뜯고 놀던 공을 찾아낸 나는 엄마와 리리의 냄새를 떠올리며 웃어봅니다.
엄마의 코도 이내 빨개졌지요.
리리를 다시 만날순 없지만, 리리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치 않겠다는 아이의 다짐.
저희 두 아이에게도 큰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아이들은 달팽이를 잃어버린지 5개월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달팽이 이야기가 나오면
울적해 하곤 해요.
달팽이와의 생이별,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아이가 겪은 일보다 더 황당하고 슬픈 이별이었을지 모르겠어요.
주인공 아이는 리리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리리를 떠나보낼 준비라고 할수 있었지만,
저희 아이들은 한순간에 달팽이와 이별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저희 아이들은 달팽이의 행방을 여전히 궁금해 합니다.
예전에 살던 집 어딘가에 있을거라며 찾으러 가자고 하기도 하지요.
이 책을 아이들과 읽어보며, 이젠 달팽이를 보내주자... 다독였어요.
달팽이를 사랑하는 그 마음만큼만 잃지 말자고요.
두 아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네요.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들조차 죽음과 이별 앞에서 편한 마음을 갖기란 사실상 쉽지 않아요.
어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음이 여리고 순수한 아이들은, 죽음과 이별에 대한 공포감이 엄청날거라 생각되요.
하지만 피할수만은 없는 일이기에, 아이들도 죽음과 이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나 싶네요.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었던, 달팽이를 잃어버린 두 아이의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던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 오래도록 아이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