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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개 - 2023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 2024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도서 ㅣ 마루비 어린이 문학 18
정승진 지음, 해랑 그림 / 마루비 / 2023년 11월
평점 :
이제야 찾았다!
예전에 신문에서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이라며 '손톱'이라는 글을 접한 적이 있는데, 어른인 내가 읽으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하고, 내 삶의 어떤(?) 모습을 되짚어 보게 되면서 묘하게 끌리는 경험을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훌쩍 흐르며 일상에 충실히 지내고 있었고, 아이에게 권할 책을 찾아보다 그 글의 작가의 책을 발견하였다. 그러고 보니 그 경험을 한 이후 벌써 3년 가까이 지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승진'작가와 처음 만났던 '손톱'을 시작으로, '마중', '심사', '늙은 개', 라이카의 편지', 호랑이와 아이, 어린이 공화국에서 온 편지'까지 7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음... 어른의 관점에서는, 살아오면서 겪을 만한 경험을 소재로 다루는 것 같은데, 생각지 못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기발함(?)이 있다. 그리고 상상으로만 가지고 있던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오고, 책을 덮은 이후에는 그 이후가 궁금해지는 여운이 남으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하게 되는 매력이 느껴진다. 멀티미디어에 노출이 되며 자라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을 해 보았더라도 쉬~ 넘길 만한 소재를 가지고, 그야말로 갖가지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읽어가고, 읽은 이후에는 각자 후속 이야기를 지어보게 될 것 같다.
이야기들마다 들어있는 그림들도 아이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고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도록 각각의 성격에 맞게 표현해 주었다.
았습니다.
습니다
-마중-
이거 너무 과한 설정 아냐?
'마중'을 읽어가면서... 어~, 이상하다 우리 집 남매 아이들은 이렇게 친하게 대화를 나누지 않는데? '이거 너무 과하게 구성한 거 아니야?'라며... 책장을 넘기다가, 악~~! 이런~~~! 얘네들의 이야기일 줄이야~!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마음 한구석이 찡한 여운을 남겨주는 이야기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심사'
우리네 직장의 모습 같기도 하고, 꼰대 어른들의 모습 같기도 한 심사관이 심사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상대가 심사를 하는 것일까? 무엇을 심사하는 것일까?
'늙은 개'
어릴 적 기르던 뽀삐의 마음이 투영된다.
초등학교 때 아침에 학교를 가려고 나올 때,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대문과 바닥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따라 나오길래, 다시 집안으로 넣어두고, 얼른 문을 닫고 뛰쳐나갔다. 그러다 꺾어지는 길에서 뒤를 돌아볼 때 뽀삐가 나오는 듯한 모습이 보였는데, 나는 학교가 늦을까 봐 그대로 학교로 뛰어갔고, 그 뒤로 다시 볼 수 없었다. 뽀삐의 마음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진돌이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 뽀비는 개 장수에게 잡혀갔을까?
'라이카의 편지'
너도 너의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내가 상상한 이야기지만, 이 글이 너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호랑이와 아이'
아이가 겪은 경험을 이 세상 누가 들어줄 수 있을까? 나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인정하고 들어줄 수 있을까?
'어린이 공화국에서 온 편지'
용서는 아이들이 할 줄 안다. 어른은 아이에게서 배우고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얼마나 비난과 화를 품고 살고 있는가?
'작가의 말'
태몽!
누구나 태몽이 있듯이, 각각의 이야기들이 태어난 모습을 편한 서술로 풀어주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도깨비들이 괴롭히지 않도록 얼른 이야기들을 꺼내 주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