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입니다]는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글쓴이의 아픔이 묻어나는 책이다. 컴퓨터 자판이 아닌 피로쓴 책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 한국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나라의 언론지형을 알아야 한다. 한 마디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뉴스나 유튜브에 떠도는 내용들만 따라다니면 진실을 마주하기 힘들다. 뉴스는 사실보도에 힘쓰기 보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기에 바쁘고, 네티즌들은 진실을 찾는게 아니라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기사에 목마르다. 그래서 사이버 공간을 떠도는 하이에나 떼에 합류한다.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다보면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진실의 실체다. 그리고 뚜렷하게 다가서는 한 인간의 진실이 거기에 있다. 검찰의 썩은 환부에서 흘러나오는 악취도 솔솔 코를 자극한다. 거대한 악의 실체. BBK사건을 덮어 준, 조국 법무부 장관을 확인사살해 버린 검찰이 이 책에서는 안희정을 살리기에 나섰던 것은 아닌가? 안희정은 충분히 대통령이 될 거인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살려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지은을 이상한 사람, 불순한 의도를 가진 거짓말장이로 만들어야 했다. 이런 정황들이 여기저기 드러난다.누구를 탓하기는 쉽다. 돌을 던지기도 쉽다. 더구나 대다수의 언론이나 네티즌들이 한 목소리로 지탄하는 사람을 향한 돌팔매는 쉽다. 너무나 쉽다. 익명으로 숨어서 돌을 던져도 되는 세상. 상대방이 죄인이 아니라도 그냥 싫은 사람이면 돌을 던져도 되는 세상. 그러나 생각해보라. 돌팔매를 맞고있는 사람이 바로 당신 자신이라면? 당신의 누이 동생이라면? 힘없는 시민이라서 죄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죄밖에 없다면? 무섭다. 책을 읽으면서 민주民主라는 단어를 많이 떠올렸다. 민주주의 民主主義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힘써 지켜가야하는 가치임을 아프게 깨달았다. 이 책은 검찰이 국민의 편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지은 씨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이 책의 부제 '2009년 3월 7일, 그 후10년'이 말 해주듯 장자연 사건 이후 10년 동안 열 세번이나 경찰과 법정에서 증언했던 친구 윤지오의 양심고백의 기록이다. 책을 지은 윤지오는 배우, 가수, 모델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온 성실하고 능력있고, 끝없이 노력하는 젊은이였다. 책을 읽다보면 윤지오의 절친이었던 장자연의 이야기와 잔인하고 어둡기 짝이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불쌍한 희생자 장자연을 다시 발견하는 한편, 불가사리처럼 도사리고 앉아서 젊은 배우들의 피땀을 빨아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런 벌도 받지않고 떵떵거리면서 살아가는 가해자들을 응징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멋지고 용기있는 배우 윤지오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배우 윤지오가 오늘의 스타가 되기까지 끝없이 배우고 도전했던 눈물어린 세월의 기록은 책을 주문할 때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아주 큰 선물이었다. 책은 하룻밤 사이에 다 읽었다. 다시는 이렇게 슬픈 일이 일어나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공소시효등의 문제를 떠나서 장자연 씨를 괴롭혔던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반성하고 사죄하기를 바란다.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 윤지오 씨보다 더 자세히 알고있는 동료 배우들의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제는 말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