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 - 기업가정신이 담긴 마케팅이 온다
필립 코틀러 외 지음, 방영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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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멀티버스를 다루며 과거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까지 등장시켜 망해가던?! 마블 시리즈 중 유일하게 호평을 받았다. 평행 우주 개념을 마블 방식으로 연출해 소니와의 복잡하게 얽힌 계약관계를 풀었음을 물론이고 죽은 캐릭터를 영화로 살려내 삼파이더맨(3명의 스파이더맨)이라는 신조어와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재테크 열풍'은 대단했다. 출처=픽사베이


여기저기 ‘돈’에 관한 얘기다. “이렇게 사업하면, 마케팅하면 성공한다” 류의 책들이 즐비했다. 책의 내용은 비슷했고 어차피 출처는 마케팅의 고전서로 불릴만한 책에서 나온 것들이다. 내용 퀄리티는 떨어졌으며 ‘돈 버는 얘기’가 ‘돈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 출판사에 의해 예쁜 쓰레기를 대거 양산하던 중 필립 코틀러의 새로운 마케팅 책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마케팅의 대가

노스웨스턴 대학(Northwestern University)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는 마케팅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자로 마케팅 관련 영향력 있는 책을 다수 내며 마케팅의 대가이자 세계적인 경영사상가로 업계 관계자는 모르는 이가 없다. 현대 마케팅의 1인자로 명성을 떨치며,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에서 뽑은 비즈니스 그루에 잭 웰치(Jack Welch), 빌 게이츠(Bill Gates),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에 이어 4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필립 코틀러의 대표 저서들. 출처=YES24 캡처



대표 저서 핵심 요약

필립 코틀러가 저술한 마케팅 관련 서적 중 <마케팅 3.0>은 이 책은 마케팅이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진화한 후, 사람의 정신과 가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마케팅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인간의 가치와 희망을 중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인류적 가치를 고려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마케팅 4.0>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변화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다뤘다. 전통적인 마케팅 개념과 디지털 시대의 특징을 결합하여 현대적인 마케팅 접근 방식을 제시했으며,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와 기술의 영향을 감안한 전략을 제안했다.

또 <마케팅 5.0>에서 저자는 기존의 마케팅 관점을 뛰어넘어 소비자의 정신적 가치와 가치관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갔다. 마켓 3.0의 인간 중심 마케팅과 마켓 4.0의 디지털 방식이 융합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 책은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들이 더 깊은 의미와 연결된 제품과 브랜드를 원하는 경향성을 강조하며, 기업들이 이러한 가치와 연결되는 방법을 탐구하는 방향까지 제시했다.


Spider Mans. 출처=TheDirect



스파이더맨 어셈블

서두에 멀티버스를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마케팅을 연구하면서 매번 새로운 시각과 대담을 펼치며 자신의 이론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그의 저서들 각각이 훌륭한 양서이면서 발전적 지식과 가치를 마케팅이라는 그릇에 담아낸 것이다. 흡사 각각의 스파이더맨 세계관에서 그들은 훌륭한 영웅이지만 삼파이더맨이 한데 모였을 때 우리의 가슴을 울렸을 바로 그 지점.

그가 저술한 책들을 보면 확실히 실용서와는 결을 달리한다. 실용서들은 마케팅이라는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환율을 높이는 방법(소위 먹히는 방식)을 제시한다. 디지털 마케팅의 경우 알고리즘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책을 쓴 시점에서 노하우와 독자들의 시간대에서 다른 결괏값을 얻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더욱이 이런 실용서들에는 상품 별 CPC 단가와 같은 핵심 내용들을 빼놓을 뿐 아니라 광고 캠페인 스크린 샷을 그대로 책에 넣기 때문에 책 내용의 양적 측면은 충족하지만 질적 측면을 충족시키지 못하곤 한다. 그런데 마케팅의 대가들은 다르다. 실용적 측면을 고려하기 보다 마케팅이라는 거대한 내러티브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번에 내놓은 책 <마케팅의 미래>가 바로 그것이다.


#서평하는김가장 #빡독하는김가장 인스타그램 캡처



필자는 매년 경제/경영/자기 계발 책을 50권 정도씩, 4년간 약 160권을 읽었다. 그러다 같은 주제라 하더라도 본질에 다가가는 시도를 선호하게 됐다. 아마 이 땅의 프로 자기 계발러들도 필자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독서 관련 인플루언서들도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책들이 필립 코틀러의 책과 같은 마케팅 고전과 같은 책들이다. 가볍고 실용서만 찾는 이들이라면 본 책은 먼 훗날 읽어보셔라.

이런 류의 책을 권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래’에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특수가 끝나고 포스트 노멀 시대 마케팅 패러다임이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챗 GPT의 등장과 1억 명의 월 사용자를 불과 2달 만에 확보한 소식은 인간이 인공지능(AI)에게 대체될 것에 대한 우려를 증폭 시켰고 그 진폭은 상당했다. 전통적 마케팅이 디지털 마케팅에 대체되고 팬데믹을 거치며 마케팅의 시대가 변했으며 지금, 다시 변곡점에 있음을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가 말한다.


최근 5년간 세계 경제성장률가 전망치. 출처=책 본문 중


국제통화기금(IMF)가 전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2023년까지 성장 둔화세가 보이지만 성장은 계속된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은 선진경제국의 경제성장률보다 높으며 2021년 이후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경제성장률을 나타낸다. 다만 IMF는 세계 경제 전망이 암울하고 불확실하다고 발표했다. 지정학적 분열과 글로벌 협력과 교역이 줄고 있으며 세계 인플레이션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곡점을 예상한다. 출처=책 본문 중


저자는 “2022년에서 2023년에 이르는 여정에서 우리는 다음 변곡점을 맞이한다”면서 “세계 경제는 2023년 이후 개선되거나 침체될 수 있고 심지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2025년까지 다양한 가능성에 대처하는 해야 한다”면서 “이 포스트 노멀 시대의 다음 변곡점에서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도전적인 대안으로 기업가형 마케팅을 실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문화된 마케팅이 유행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창의성과 기업가정신이 요구되는 시대다. 팬데믹은 비즈니스 환경을 뿌리째 뒤흔들었으며 브랜드와 고객의 상호작용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마케팅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에는 전통적 마케팅 접근법이 신뢰할 만한 결과를 반복해서 얻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지금의 세상은 어디서나 통하는 마케팅 전략을 요구한다. 세상이 빠르게 흐르듯이 적용에도 빠른 속도가 필수인 셈이다.


마케팅 연관 검색어.출처=픽사베이



기업가형 마케팅과 전문가형 마케팅

저자가 제시한 기업가형 마케팅(Entrepreneurial Marketing)이 꼭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한층 더 확장된 형태의 마케팅 관리 방법이다. 기업가형 마케팅은 기업가와 전문가의 사고방식이 하나로 통합된 관리 방법을 의미하며 기업가 쪽에 무게 중심을 둔 ‘통합’이라는 단어에 주목하면 될 것 같다. 도래할 변곡점을 대비하기 위해 기업 경영은 절대 지금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기존의 마케팅 접근법인 전문가형 마케팅(Professional Marketing)은 주로 시장 세분화, 표적 시장 선정, 포지셔닝, 제품과 브랜드 관리 같은 개념과 관계가 있다. 한마디로 ‘기술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필립 코틀러가 기업가형 마케팅이라는 거대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유는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에 있다. 과거 이윤만을 맹목적으로 쫓던 경영 기류는 소비자의 심판을 받는 시대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뛰어야 하는 데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익만 많이 내더라도 찬사를 받던 과거 경영 환경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내러티브를 필수 선택지로 수렴하게 된 것이다.


지속 가능발전 목표. 출처=UN

지속 가능발전 목표(SDGs)란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로, 전 세계의 동반성장(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 Leave no one behind)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사람, 지구, 번영, 평화, 상호 협력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17개의 목표(goal), 169개의 세부 목표(Target)와 232개의 지표(Indicators)로 세분화한 것으로 경제, 사회, 환경 안에서의 지속적인 발전을 균형 있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수행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필립 코틀러의 책들이 마케팅 이론의 끊임없는 진화를 이뤘듯이 이번 책 <마케팅 미래>에서는 그것의 최신 버전인 옴니하우스 모델을 내놨다. 옴니(Omni, 라틴어)란 ‘모든 것을 통합한다’라는 의미다. 이 단어가 장소와 시설 회사를 의미하는 하우스(House)와 합쳐져 마케팅 용어로 저자가 제시했다. 이 모델은 이름과 위 참고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마케팅을 비즈니스 생태계로 확장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케팅 기법 하나하나가 진화를 거듭해 퍼즐 조각처럼 더 확장된 개념으로 고객 만족이라는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옴니하우스 모델. 출처=책 본문 중


옴니하우스는 다수의 요소를 통합하는 조직을 의미하는 것이 핵심이다. 옴니하우스 모델은 두 클러터가 핵심을 이루는데 기업가 정신 그룹에 속하는 창의성, 혁신, 기업가 정신, 리더십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전문성 그룹에는 속하는 생산성, 개선, 전문성, 경영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유기체와 같은 '옴니하우스 모델'을 통해 조직 내의 통합과 협업을 강조하며 기업의 운영 능력을 중심으로 마케팅과 재무의 통합, 기술과 휴머니티의 통합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미래에는 고객의 지능성이 증가하고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사회적 책임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현장과 이론이 다르다는 이유로 마케팅의 현재에만 매몰돼 있다면 빠른 변화(21세기) 속에서 도태를 넘어 소멸하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가 금융정책으로 매일매일 휘청이는 가운데 지금은 변곡점이며 미래를 대비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약간의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본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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