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글로리아 그라넬 지음, 킴 토레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8월
평점 :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글로리아 그라넬 / 글 킴 토레스 / 그림 문주선 옮김
모래알

'마지막'이라는 글자만 보아도 코끝이 찡~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져 아이와는 깊게 이야기 하지 못했던 삶과 죽음...
작년 2019년 여름 할머니(아이에겐 증조 할머니)를 보내드리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늘 어렵고, 힘이 든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슬픈 일로만 덮어 둘 수 없던 찰나에 죽음을 어둡고 슬픈 일로만 덮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상실과 죽음을 경험하는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살아버지의 마지막 여름』에 대한 소개를 읽고 용기를 냈다.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떠나기까지..
삶의 끝자락에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담담하게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아요. 아주 많아요."라고 쓰여진 첫줄을 읽고 할머니 생각에 눈물이 글썽글썽...ㅠ 초첨을 잃었지만 심호흡을 하고 담담하게 읽어 내려 갔다. (세 번 읽을 때까지만 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슬픔이 먼저 다가왔다..ㅠ)
반복해서 여러번 읽으면서 슬프게 다가오고 느겨졌던 글과 반대로 밝은 색감과 밝은 표정의 그림에서 위로를 받으며 생명의 탄생, 성장,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 들일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해마다 여름이 오면 아이를 바다로 데려간다. 두 사람은 바닷가에서 함께 헤엄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근사한 모래성도 만든다. 나이가 아주 많은 할아버지는 '눈 깜짝할 사이에' 힘, 부드러움, 빛, 움직임 등 많은 것들을 잃어버린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는 할아버지.. 힘이 빠져 파라솔을 놓치게 되고, 앞이 잘 보이지 않고, 함께 부르는 노랫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지만 아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하나씩 하나씩 잃어 가다가 결국 사라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할아버지와 손자와의 소소한 일상,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누렸던 것들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잃게 되는 과정은 슬프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눈물을 흘리고 싶은 아이의 마음에 대한 표현과 할아버지의 바램, 끝까지 빛나는 미소를 포기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을 기억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순간,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한 가치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어린 시절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엄마의 말씀과 사진으로만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추억 하게 된다. 딸이 귀한 집에 손녀딸이 태어났다며 손에서 내려 놓지도 않으시고, 불면 날아 갈까, 손 대면 흠집 날까 노심초사 하시며 귀하게 여겨 주시고, 늘 축복에 축복을 더해 넘치게 기도 해 주셨다는 할아버지.. 손녀딸 시집 가는 것 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할아버지.. 나를 꼭 안고 웃으시는 모습으로만 남아 계신다... 사진에서도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추억~
요즘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우리 아이에겐 건강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함께 계셔 늘 감사하고, 감사하다. (코로나로 인해 안타깝고 속상한 현실이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가 늘어가는 것은 좋은 일~ ^^;)
나도, 아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와도 언젠가, 먼 훗날 이별할 날이 오겠지만.. (아주 먼 훗날이기를 기도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에 잃어버리지 않게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 앞으로 보낼 시간에 대해 잊지 않고 잘 간직하고 추억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어렵고 두려움이 많았지만
상실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밝은 색감으로 표현하고 할아버지와의 행복한 추억을 담아낸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돌아보고 간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몇 번을 읽어도 먹먹함이 남아있던 책이에요.. 여러번 숨죽여 읽으니 그림도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따뜻하고 밝은 색감, 밝은 표정의 할아버지와 아이의 모습으로 위로 받았습니다. 아이와 삶과 죽음, 소중한 가치에 대해 두려운 마음없이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삶의 끝자락에 있는 죽음을 아이와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고, 받아들이면서 소중한 가치를 간직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키다리(모래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마지막여름, #모래알, #허니에듀, #허니에듀북클럽, #소중한추억, #삶과죽음, #소중한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