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

                                                                            - 자크 프레베르

이 사랑

이토록 격렬하고

이토록 연약하고

이토록 부드럽고

이토록 절망하는 이 사랑

 

대낮처럼 아름답고

나쁜 날씨에는 나쁜 날씨처럼 나쁜

이토록 진실한 이 사랑

이토록 아름다운 이 사랑

 

이토록 행복하고

이토록 즐겁고

어둠 속의 어린애처럼

무서움에 떨 때에는

이토록 보잘것없고

한밤에도 침착한 어른처럼

이토록 자신있는 이 사랑

 

다른 이들을 두렵게 하고

다른 이들을 말하게 하고

다른 이들을 질리게 하던

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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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가득한 눈빛으로

제가 뒤따르는지 확인하세요

사랑으로 저를 일으켜주세요

미풍이 제비를 받쳐 올리듯

태양이 내리쬐든 비바람이 치든

우리가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쩌죠?

 

저를 꼭 껴안아주세요

늠름한 바다가 파도를 끌어안 듯

산속에 숨어 있는 당신 집으로

저를 멀리멀리 데려가주세요

평안으로 지붕을 잇고

사랑으로 빗장을 걸도록 해요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또다시 부르면 어떡하죠?

 

 

- <비상>, 사라 티즈데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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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것을 원하면 그것은 내 것이다.

 

내가 그것을 너에게 주었다가 마음이 변하면 그것은 내 것이다.

 

내가 그것을 네게서 빼앗을 수 있다면 그것은 내 것이다.

 

내가 잠시 전에 무엇을 가졌었다면 그것은 내것이다, 라는

 

두 살배기의 집착에서 벗어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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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에 기대어>

                                       - 김 남 주

 

잡아보라고

손목 한번 주지 않던 사람이

그 손으로 편지를 써서 보냈다오

 

이리 꼬시고 저리 꼬시고

별의별 수작을 다해도

입술 한번 주지 않던 사람이

그 입으로 속삭였다오 면회장에 와서

기다리겠어요 건강을 소홀히 하지 마세요

 

15년 징역살이를 다살고 나면

내 나이 마흔아홉 살

이런 사람 기다려 무엇에 쓰겠다는 것일까

5년 살고 벌써

반백이 다 된 머리를 철창에 기대고

사내는 후회하고 있다오

어쩌자고 여자 부탁 선뜻 받아들였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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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 김 남 주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

감옥 속의 겨울 속의 나를

머리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가슴 가득히

뜨건 피 돌게 한다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그대는 내게 왔다 기적처럼

마지막 판가름 한판 승부에서

보기 흉한 패배로 내가 누워 있을 때

해적선의 바다에서

난파선의 알몸으로 내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떠돌 때

그대는 왔다

파도속의 독백처럼

비밀을

비밀 속의 비밀을 속삭이면서

 

그때 내가 최초로 잡은 것은

보이지 않는 그대 손이었다

그때 내가 최초로 만진 것은

대낮처럼 뛰는 그대 젖가슴이었다

그때 내가 최초로 맛본 것은

꿈결처럼 감미로운 그대 입술이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술잔으로 그대 이름을 떠올렸다

 

광숙이!

그대가 아녔다면

책갈피 속의 그대 숨결이 아녔다면

내 귓가에서 맴도는 그대 입김이 아녔다면

오 사랑하는 사람이여

지금의 내 가슴은 얼마나 메말라 있으랴

지금의 내 영혼은 얼마나 황량해 있으랴

 

세계를 잃고 그대 하나를 내 얻었나니

그대 이름 하나로 우주와 바꿨나니

나는 만족하나니

지금은 다만 그대만이 그대 사랑만이

내 안에 가득한 행복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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