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에 기대어>

                                       - 김 남 주

 

잡아보라고

손목 한번 주지 않던 사람이

그 손으로 편지를 써서 보냈다오

 

이리 꼬시고 저리 꼬시고

별의별 수작을 다해도

입술 한번 주지 않던 사람이

그 입으로 속삭였다오 면회장에 와서

기다리겠어요 건강을 소홀히 하지 마세요

 

15년 징역살이를 다살고 나면

내 나이 마흔아홉 살

이런 사람 기다려 무엇에 쓰겠다는 것일까

5년 살고 벌써

반백이 다 된 머리를 철창에 기대고

사내는 후회하고 있다오

어쩌자고 여자 부탁 선뜻 받아들였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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