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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이화여대 의대에서 정신의학과를 전공한 의사로 12년간 1천여명이 넘는 내담자를 통해 여성들이 지닌 다양한 상처에 사회 환경및 젠더 이슈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닫고 많은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내적 갈등의 근본적 원인과 불편함을 온전히 바라면서도 자기 삶을 단단히 지켜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여자들을 위한 심리처방전이라는 글에 눈길을 끌며 마치 내 이야기도 그리고 그에 맞는 처방을 찾아 나의 문제 해결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어갔다.
저자는 다른 사람 그리고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서 불편을 느끼고 고민하다가도 "그러는 나는 얼마나 완벽한 사람인가?"라는 자기 의심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자기 의심을 자신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로 바꾸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지에 대한 실용적인 단서를 제공할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것 같다는 저자의 진심이 읽는 내내 느껴졌다.
이 책은 P4 들어가는 말에 '여자라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마음이 자주 지치는 당신에게' 라는 메세지로 시작된다. 가족과의 갈등,직장동료,연인,친구문제,결혼과 나이듦,외모에 대한 고민등 여성의 일상과 밀접한 주제 12가지를 다룬다.
1부 나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1 결혼을 꼭 해야하는 건가요(인생은 패키지가 아니다)
2 직장상사에게 실망했어요(타인의 진심에 매달리지 마라)
3 친구들과 대화가 안 통해요(관계를 유지하는 적당한 거리)
4 거절을 못 하겠어요(내 감정은 나의 것,네 감정은 너의 것)
5 친구가 낯설어요(관계에 임시 보관함이 필요한 이유)
6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어요(내 몫의 거절 분량을 채울것)
2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나만의 온도를 찾아가는 법
1 남동생과 차별하는 엄마가 미워요(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
2 일상이 불편해졌어요(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
3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요(초자아 다독이기)
4 꾸밀 때 눈치가 보여요(꾸밈에 대한 이중적인 생각들)
5 남자친구가 저를 질투해요(나의 기본을 존중할 것)
6 친구 같은 아빠에게 자꾸 불만이 생겨요(나는 정말 불만투성이인가?)




12가지 사례중 내 이야기는 8가지였다.특히 1부 '나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가 대부분으로 너무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혹시...나를 위한 책인가" 착각을 할 정도였다.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구나...동질감이 생기니 마음 한 구석이 무겁기도 했다.얼마나 상처 받았을까....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을까...그 답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겨웠을까...아마도 이 책을 읽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많은 조언중 내게 지금 이순간 필요하고 와닿는 해결책 두가지를 추려봤다.
--P153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인정하고,할 수 있는 만큼만 위로하세요. 다른 사람의 감정이 나를 덮일 것 같다면 적당한 거리를 두세요.자신의 거리두기에 따라오는 상대의 실망을 감수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이렇게 자신을 존중해야 다른 사람도 나를 천천히 존중하기 시작합니다.--지금 내 자신에게 필요한 문구를 발견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내안의 나에게 너무 홀대하고 함부로 했던 미안함,죄책감,부끄러움,그리고 안쓰러움등..여러 감정이 들었다.일종의 자기학대이랄까? 내 감정은 무시한채 내 한계와 범위를 넘어선 위로를 다른 사람의 감정에만 너무 우선시 하며 살고 있는 나를 깨닫게 해줬다.
--P166 "나는 왜 이렇게 사소한 일에 화가 나는 걸까" 가 아니라,"겉으로 사소해 보이는 이 일에 어떤 의미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로 바꾸어 질문해야 합니다.-- 가끔 내 자신도 별거 아닌것에 화를 내거나 분노할때가 있다.내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했는데 이에 맞는 솔루션을 찾으니 앞으로는 저 해법처럼 바뀐 질문으로 내 스스로를 지켜낼수 있을거 같다. 저자의 말처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자신을 더 잘 지킬수 있다는 조언처럼말이다.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여러 고민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게 참 어렵다.진심을 다해 보여도 내 진심이 아닌 외적인 부분만을 보는 사람들속에서 아파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내 감정과 내스스로에게 좀 더 충실할수 있도록 그리고 중심을 잃지 않도록 나를 바로잡을수 있는 책을 만나니 내 무거운 삶이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이다.
이 책은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이지만 반대로 20-30세대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고민과 고통속에서 제대로 된 치유없이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는 책이 되었으면 한다.그럼 직장 동료로써 연인으로써,가족이나 친구로써 한 발자국 좀더 이해하고,공감하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