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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의 엄마를 쓴 작가 스즈키 루리카는 2003년생으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며 매년 생일에 맞추어 소설집을 출간해오고 있다. 이미 14살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이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1.태양은 외톨이---중학교에 입학한 주인공 하나미는 엄마와 단둘이서 산다.가난하지만 행복하고,소소하게 살아가는 두 모녀간의 관계는 읽는내내 이 추운 겨울에 참 따듯하게 해줬다. 중학교에 입학한 하나미는 새로 사귄 친구집에 초대받는데 장례식 답례품으로 받은 쿠키를 아껴두웠던 엄마의 알뜰함으로 선물로 가져간다.하나미 엄마는 언제나 p 20 "변변찮아도 마음"이라며 어지간한 일은 다 괜찮다고 여기게 하는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완벽한 마법의 말로 무어든 진심을 담았다면 충분하다며 진정한 마음에 대해 일깨워준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위로가 되고 확대해석하여 쓰이기도 한다지만 힘겹게 살아온 하나미 엄마의 삶의 방식이 그러했다. 어느날 엄마,아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딸 하나미앞에 돌아가셨다고 들었던 외할머니가 나타난다.그것도 삐적 말라 뼈가 불거진 체형으로 해골이 담배피는 모습으로...하나미에겐 충격적었다.하나미보다 더 충격적이고 겁에 질린 사람은 하나미 엄마였다.외할머니 등장에 겁에 질려 무서운 사람이라고 표현했으니까 말이다. 책 제목대로 엄마의 엄마를...어렸을땐 엄마라고 불렀지만 학대와 자기 편할대로 버리기 일쑤였던 그런 엄마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나 크다보니 엄마라는 말조차 하지 않는단다.못된짓도 많이 하여 누군가의 엄마가 되는것도 안된다고 생각했단다. p102 "그래도 하나가 태어나준 덕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진심으로.그래서 하나가 '엄마'라고 불러줄 때마다 나는 엄마가 됐단다.엄마가 될수 있었어. 하나, 나를 엄마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다쓰요라는 외할머니는 밀린 생활비를 받으러 엄마를 찾으러 왔고 며칠동안 한집에서 생활하면서 돈을 다 받은후 자기 인생을 태양은 외톨이라며 비유를 들며 떠난다. p142 “잘 들어라.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돼. 나는 용서를 바랄 자격도 없는 인간이야. 지금처럼 계속 미워하면 돼.” “하지만 그러면 쓸쓸하잖아요? 앞으로도 혼자면 쓸쓸하지 않아요?” “쓸쓸하다고?” 다쓰요 씨가 히죽 웃더니 검지를 세워 하늘을 가리켰다. “태양은 언제나 외톨이야.”라면서.....
2.신이시여 헬프---p159 소명.신의 은혜로움으로써 신께 부르심을 받는 것.바로 그 소명으로 내가 여기 온것임을 지금 안다... 신의 존재를 느끼며 신과 함께 인생을...지금 여기 그 전부를 받아들인 내가 있다.물질과 인간,이 세상 모든 것을....p166 신과 함께 산다.이것이 내게 주어진 사명임을 깨달았다.내가 여기에 와야 했기에 온 것임을 알았다......다나카 하루미의 초등학교 친구 미카미가 신부라는 카톨릭 성직자가 되겠다는 이야기다.
3.오 마이 브라더---p215 패러렐 월드-평행세계나 평행우주,평행시공이라고도 하는데,우리가 사는 이 세계 이외에 여러 세계가 병행해서 존재한다는 개념이야...병행해서 존재하는 여러 세계...
하루미의 기도선생님의 갑자기 사라진 형.애타게 찾고 헤맸던 그 형이 여자의 모습으로 기도선생님과의 둘만이 아는 손가락 사인을 보이며 사라진다.
3가지 단편소설에는 하루미와 엄마,성직자가 되겠다는 미카미를 방학동안이라도 같이 지내고 싶어하는 가족들,기도선생님의 형이라는 가족이라는 큰 틀에서 가족안에서의 각자의 위치와 존재를 깨닫게 해준다. 더불어 그 위치가 어디에 머물러 있어야하는지도 보여준다.머물곳이 처음부터 없다던 하루미의 외할머니, 자신이 머물곳을 성직자로 스스로 찾기 위해 떠나는 미카미, 자신의 성인 남자를 부정하고 여자로 머물러 살아가는 기도선생님의 형이야기는 소설임에도 우리 현실과도 너무나 흡사한 모습들이다.마치 실화를 엮어놓고 읽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당신의 가족은 어떠한지..당신이 머물곳은 어디이며, 현재 머무르는 곳이 확실한지를...
엄마라는 단어는 글로도 생각으로도 음성으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딸로 살다가 엄마로써 살아가고 있는 나를 보며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난다.
언제나 좋은 책을 읽을수 있는 기회를 준 다산북스에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