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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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담(奇談)이란  이상야릇하고  괴상한 이야기를  말한다..이 책을 읽기 전에 기담이란 사전적인 뜻을 정확히 안다면  9관으로 구성된 이야기들이 좀더 쉽게 이해될거라 생각한다..책을 읽는 동안 주변에서 자칫 야한 책으로만 오해 받을 뻔 했기에 이책을 설명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1관에서 나오는 불변의 희생양 메커니즘 중 하나이다.

 * 쥐변신 설화: 절에서 공부하던 선비가 손발톱을 깍아서 아무 생각없이 버렸다.천년묵은 쥐가  손발톱을 받아먹고 선비로 변하여 선비집에서 남편노릇하던중 진짜 선비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쥐뿔도 모른다와 쥐젖이 나온다. 선비 아내와 천년묵은 쥐간의 性적 이야기인데 앞으론 쥐뿔도 모른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못할것 같다.아무튼 쥐변신 설화의 끝은 돌아온 남편선비와 시어머니는 자기 남편인줄로만 알았던 아내를 가짜선비랑 잠자리한것에 대해 발가벗기고, 업신여김과 조롱,배를 가르는 살해를 당한다. 처의 억울함은 이것이다. 남편인줄 알았던 가짜 선비를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고,분명 시어머니도 아들인줄로 알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다른 남자와 것도 쥐라는 동물과 잠자리 이유로 비난을 받는 아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저자는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파헤쳤다. 처는 그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점이다. 불륜을 저지렀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우리는 정말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버린것이다.그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고들면 다른 양상이 보임에도 우린 정말 단순하게 구별지은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분별없는 생각과 판단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양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p27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타자화의 메커니즘이다.' 난 너와 달라'라며 구별 짓는 것으로 시작해서 구별이 차별이 되게 만든다.문제의 본질을 회피하여 자기와는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게 하고 그 문제의 모든 것을 하나의 희생양에게로 전가시키는 것이다.

p51 인간 내면에 감춰진 폭력성이 극대화되는 이런희생양 메커니즘은 보이지 않는 가상의 적을 향한 두려움과 광기를 쏟아내기에 더 강렬하고 더 치열해진다. 자신들의 죄를 원래분터 없었던 것처럼 씻어낼 속죄 의식이기에 절대 피할 수조차 없다.

 

어쩌면 내 죄를 다른 이에게 전가시키지는 않는지 나의 삶을 되돌아본다.

 

2관의 열녀 이데올로기--열녀함양박씨전

3관의 처첩의 세계--홍길동전,사씨남정기,춘향전

4관의 가부장의 이중생활--구운몽,옥루몽

5관의 욕망의 짝패--옥루몽,홍계월전

6관의 무능열전--흥부전,심청전,변강쇠가

7관의 은폐된 패륜 --손순매아,헨젤과 그레텔,장화홍련전

8관의 자식사랑 패러독스--해와 달이 된 오누이,여우누이

9관의 가족의 재탄생--최고운전

 

조금은 어려웠던 내용도 있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과 설화속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와 개인의 욕망,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한사람의 시선이 아닌 여러 시선을 한데 모아 근본적인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자각이 필요하다.

 편향적인 생각으로 살아온 내게 인간의 본성을 깨닫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이책을 만나게 해준 다산북스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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