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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댁꼬꼬는 무서워! ㅣ 빨간콩 그림책 41
한병호 지음 / 빨간콩 / 2025년 3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주인공 심심이는 이름 그대로, 그냥 심심한 도깨비였다. 산에서 혼자 지내다가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을 놀래켜 본다. 그런데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어딘가 짠했다. 심심이는 그저 누군가와 놀고 싶었던 것뿐이데.. 무섭게 하려던 게 아니라, 그냥 말을 걸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동물들을 만나 이름을 붙여주는 장면에서는,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 그저 신기하고 반가운 심심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어색하게 이름을 붙여보는 모습이 꼭,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서툰 아이 같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서워했고, 동물들은 도망쳤으며, 결국에는 닭에게까지 쫓겨 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다 말고 “아이고, 너무 안 됐다…” 하고 중얼거리게 되었다.
이 책은 전통적인 도깨비 캐릭터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우리 정서와 미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수묵화로 그려진 그림은 여백이 많았는데, 그 여백이 오히려 심심이의 외로움을 더 잘 보여주었다. 첫 장면에서 소나무에 매달려 있는 심심이의 모습은, 그림의 붓터치와 먹의 번짐 하나하나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도깨비가 산속에 혼자 사는 이유가 그의 생김새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외톨이라서그런 것은 아닐까? 세상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몰라서, 그래서 밤에만 몰래 내려오는 건 아닐까? 이 책은 전래의 익살을 살리면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과 소통에 대한 갈망을 자연스럽게 건드렸다. 마지막 장면에서 심심이가 다시 산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한참 동안 마음속에 남았다. 그리고 문득, 괜히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고, 이유 없이 관심받고 싶어지는 그 ‘심심한 마음’이 떠올랐다. 서툰 그 마음이 진심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사실은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이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