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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생겼어 ㅣ 빨간콩 그림책 42
나나 지음 / 빨간콩 / 2025년 9월
평점 :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요즘 환경 그림책에 부쩍 마음이 가요. 예쁜 그림이나 따뜻한 이야기보다, 현실을 그대로 비추면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좋아졌어요. 『길이 생겼어』는 그런 의미에서 참 인상 깊은 책이네요 :) 이 책은 인간이 만든 ‘검은 바위 길’, 즉 도로로 인해 숲속 동물들의 터전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오리, 수달, 사슴, 멧돼지처럼 저마다의 길을 따라 살아가던 동물들이 어느 날 갑자기 끊어진 길 앞에서 멈춰 서요 ㅜㅜ (동물들 표정이 너무 슬퍼요) 우리 눈엔 평범한 도로 하나일 뿐이지만, 동물들에게는 생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가 되어버린 것이죠 ㅜㅜ
그림 속 거친 붓터치와 강렬한 색감이 동물들이 느꼈을 혼란과 두려움을 그대로 전해줬거든요. 특히 우르르 쾅쾅 울리는 검은 길이 숲을 가르는 장면에서는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어요. 나나 작가의 붓질은 부드럽지 않지만, 그만큼 현실적이에요. 붉은색과 검은색의 강렬한 대비는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요.
책이 이렇게 끝났다면 '역시 인간은 나빠!' 라 생각할수 있는데, 다행이도 끊어진 길 위에 작은 다리가 생겨요. 바로 ‘생태통로’예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서로를 다시 이어주는 ‘시작의 길’이죠. 인간이 저질렀던 실수를 조금이나마 되돌리려는 마음, 그리고 여전히 함께 살아가려는 의지가 느껴졌어요.


『길이 생겼어』는 아이들에게는 “사람이 만든 길이 동물에겐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어른들에게는 “우리가 만들어 온 길은 과연 올바른 길일까?”라는 물음을 남겨요.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함께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문장은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마음속에 머물렀어요. 요즘 우리는 더 빠르고, 더 편리한 길을 찾느라 많은 것을 잃고 사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은 말해요. 진짜 길은 아스팔트 위가 아니라, 생명과 생명을 이어주는 마음의 길이라고요. 개발보다 공존을 먼저 생각하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우리가 진짜 만들어야 할 길은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생명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걸요 :)ㅎㅎ
『길이 생겼어』는 환경과 생명, 그리고 공존에 대해 처음 생각해보는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에요.
글이 짧고 그림이 강렬해서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질문하게 만들어요. 읽고 나면 분명 아이와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오래 이야기하게 될 거예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