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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야! - 까맣게 잊고 있던 진짜 처음들 ㅣ 너른세상 그림책
에밀리 샤제랑 지음, 아망딘 피우 그림, 김윤진 옮김 / 파란자전거 / 2025년 8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겪는 수많은 감정 중 ‘처음’이라는 감정은 가장 낯설고, 가장 벅차다.
처음이기 때문에 설레고, 처음이기 때문에 겁이 나고, 처음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도 한다. 그 감정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는, 결국 어른이 그 ‘처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뤄주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다.
《처음이야!》는 이 책을 읽는 아이보다, 어쩌면 아이 곁에 있는 어른에게 더 절실한 책이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이 아이가 ‘모든 것이 처음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이가 오늘 처음 느낀 감정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을. 왜냐면 ‘처음’이라는 감정은, 때때로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벅찬 사건이기도 하니까. 그 무게를 잠시 들어주듯, 책은 아이의 마음을 가볍게 툭 건드린다. 슬쩍 웃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어쩌면 조금 울컥하게 만든다. 아이가 처음 겪는 감정을 얕게 넘기지 않도록, 처음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다루도록, 그리고 처음이었던 그날의 마음을 스스로 다독일 수 있도록. 우리는 종종 아이들은 금방 잊는다고 말하지만, 사실 아이는 어른보다 더 오래 기억한다. 언어로 완성되지 않은 감정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마음속에 남는다. 그래서 그 ‘처음’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그 아이의 마음을 만든다.


이 책은 아이마다 다르게 다가갈 수 있지만, 특히 이런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세상이 아직 낯설고,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게 서툰 아이.
처음 겪는 두려움이나 긴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괜히 화를 내거나 눈물을 보이는 아이.
친구와의 관계에서 실망을 처음 맛봤거나,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은 아이.
혼자서도 씩씩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많은 감정을 품고 있는 조용한 아이.
아이의 감정을 잘 다루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를 때,
지금 내 아이가 겪는 이 변화가 어떤 마음에서 비롯된 건지 알고 싶을 때,
또는 아이와 마음을 나눌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싶을 때,《처음이야!》는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