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앞에서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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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다.

한 독립서점의 지기님을 통해 알게 된 그녀의 소설이 좋았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대로 동시대를 사는 분이 쓴 이야기라고 하기엔 조금 올드한 면도 없지 않았다.

마치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이건 소설로서는 정말 아니다 싶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물론 떠올랐으되 당연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첫 산문이 나왔다.

인연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매하여 단숨에 다 읽었다.


초반부에 나오는 병에 대한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 등은 정말 이 산문집을 산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놀랍도록 공감이 많이 되었고, 책 위아래 부분에 밑줄 그으며 내 생각과 현재 나의 상황을 적어나간 경우도 대단히 많았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이건 같은 산문집에 엮이기엔 조금 아니다 싶었다.

차라리 칼럼집을 따로 하나 냈어야 했다고나 할까?

요즘 그런 책들 많은데 말이다.


물론 그 이야기들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단지 하나의 책에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어울리지 못했고, 초반부의 공감대를 모두 잊게 만드는 바르기만 한 이야기, 누구나 쓸 법한 혹은 이미 쓴 이야기들의 반복이었다는 점이 아쉽다.


한줄 요약 - 커리어가 있는 작가의 첫 산문집이어서 좋았고, 초반부는 대단히 끌리는 이야기들이었지만, 문학인가 하는 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연히 그럼에도 왜 반복했는지는 짐작할 수 있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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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오리 2026-07-13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별 두 개가 빠진 것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왜 그러셨는지 짐작도 이해도 되지 않습니다.)
 
그냥 못 넘겼어요 - 김상혁의 2월 시의적절 26
김상혁 지음 / 난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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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한 작가(시인)였지만, 시작부터 솔직하고 가감 없는 이야기에 어떤 분이 썼는지 상상하며 읽게 되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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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을 먹이고 싶은 마음 - 한여진의 1월 시의적절 25
한여진 지음 / 난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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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자주 나와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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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도서관 - 책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2025 경기히든작가 선정작
인자 지음 / 싱긋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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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좋을 줄 몰랐습니다. 글 계속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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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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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이 사람은 말을 참 안 꾸민다” 싶은 순간이 있다. 이옥선 작가의 '즐거운 어른'이 딱 그랬다. 꾸밈이 없다. 돌려 말하지 않고 미화하지 않았다. 쓴맛도, 뒷맛도 없이 그냥 한 문장, 한 문장을 가감없이 던져 그려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들이 더 깊이 들어왔다. 세월을 정면으로 돌파해 낸 자가 말하는 -어쩌면 듣기 좋게 다듬어진 말보다- 그런 솔직한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이옥선 작가는 올해 일흔여섯이다. 나보다 한 세대 위. 하지만 책을 읽으며 부모님 생각이 나기보다는, 오히려 내 자신의 일상에 더 자주 눈이 갔다. 요즘 나는 어떤 어른인가. 이 나이에, 이 자리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 아이를 키우고, 집과 바깥일을 오가며, 나는 ‘가장’이라는 말에 묻혀 살고 있는데.. 과연 나는 지금 나로 존재하는 이 모습이 마음에 드는가,와 같은 물음들이 이어졌다. 그런 한편으론 그녀의 직설적인 문장 속에서, 삶의 방향과 세기를 고민하는 내가 조금은 우습게 느껴지기도 했다.


 '즐거운 어른'은 다른 의미에서는 삶을 반추하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어떤 교훈이나 감동 같은 걸 건네려 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렇게 살았다’, 그리고 ‘이렇게 살고 있다’고 말할 뿐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것도 쉽지 않았을 거다. 삶을 편집하지 않고 보여주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거나, 눈물이 맺힌다거나 하진 않을 거다(나만 그럴 수도..). 대신 오래 남는다. 문장보다는 어투가 기억에 남고, 때로는 다시 곱씹으며 내 상황에 맞게 대입 혹은 가정해보게 됐다. 그런 식으로 남았다.


 작가의 딸은 김하나 작가다. 이미 알고 있었던 지라 그 관계를 떠올리게 되기도 했다. 나는 김하나 작가의 책도 좋아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데, 두 사람 모두 말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자기 방식으로 말하는 것’에 있어서는 꽤 닮았다. 나 역시 아버지다. 아직은 아이들이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나이라 그저 고맙지만, 언젠가 내가 했던 말들이 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모녀 작가라는 관계 속에 내 아이들의 미래까지도 연결시켜 보는 계기가 되어 재밌었다. 언제까지라도 아이들과 책으로 하나되길 바라는 마음이 살며시 생겨남을 느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뭔가를 더 갖게 되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걸 하나씩 덜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삶의 결을 보여준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한 사람이 자기 인생을 솔직하게 돌아보고,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한 책이지 않나,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게 인생이다. (중략) 모든 것은 허망하게 끝이 나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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