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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평점 :
마치 한 편의 영화,라는 진부한 표현을 써 본다.
거의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심지어 책 속 이미지를 바탕으로 실제 배우들을 섭외해 내 머릿속에서 열연시키기까지 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며 제대로 달렸기에 굉장히 뿌듯하다.
하지만 아픔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라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대신 아파하며 이야기 들려준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나는 그로 인해 다시 한번 내 아픔을 씹어 삼킬 수 있게 됐다.
말할 수 없는 내 어린 날의 빗금 그어진 운명을 글에게서 위로 받는 순간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홀로 위로 받고 감사하여 몇 자 적어 남겨본다.
괜스레 인생 첫 놀이기구였던 '급류 타기'가 생각났다.
휘날리는 머리로 짜릿하게 내려 가기 전, 우리는 오르막의 그 높아만 보이던 불안함을 견뎌야 했다.
아버지는 내 손을 잡아 긴장을 풀어주었지만, 사진 속에선 그 누구보다도 무서워 하고 있던 당신.
대비할 수 없이 빨랐고, 가눌 수 없이 흔들렸고, 그저 무서웠지만 억지로 참았고, 참다 못해 소리까지 질렀고.
그럼에도 내려와서는 서로의 얼굴에 물이 튄 모습을 보며, 그 과정을 함께 했음에 마주보며 웃을 수 있지 않았던가.
그게 사람이 연결되고 나아가는 힘인 것 같았다.
소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이 소설이 내게 힘이 된다는 걸 느꼈다.
잊고 살았던, 하지만 잊지 말아야 했던 무언가를 자극시켜 주었다.
다시 한번 소설 '급류'와 정대건 작가님께 감사함을 전하며 짧은 기록을 마친다.
+ 어쩌면 너무 늦게 읽은 것 같지만 소중한 책을 선물해 준 북튜버 Oji님께도 감사를 전해야 함은 당연하겠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