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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
마틸다 우즈 지음, 아누스카 아예푸스 그림,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년, 새, 관 짜는 노인...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낱말의 나열 같은 제목의 소설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책을 읽으면서 의문은 따뜻함으로 변했고 소년, 새, 노인이 이솔라로 가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티토, 피아, 알베르토 셋 모두 외롭고 불쌍한 인물들이다. 티토는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아버지에게 쫓기는 신세여서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지낸다. 피아는 날개가 휘어서 똑바로 날아가기 어려운 새이다. 알베르토는 사랑하는 가족 모두를 잃고 관을 짜면서 불 한번 지피지 않고 살아온 인물이다. 이렇게 불쌍하고 가진 것이 없는 이 셋은 아이러니하게도 책의 어떤 인물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시장와 티토의 아버지는 가지지 못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이들은 결국 티토의 아버지가 습격하기 직전 이상향을 향해 노를 저어갈 수 있게 되었다. 죽음을 담을 관이 희망을 담은 배가 된 것이 이 소설을 한 마디로 정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을 읽고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올렸다. 돈, 명예, 힘이 아닌 서로를 향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