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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 공동체 의식에 대한 조금 색다른 접근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현정 옮김 / 디이니셔티브 / 2024년 2월
평점 :
나는 '함께'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말을 제목으로 한 책을 만났다. 커다란 알파벳이 TOGETHER 라고 쓰여있는 책이다. 단순하고, 단정한 표지와 부제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모두 다 나서지 않아도 된다!"라고 쓰여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인가? 나는 표지에 이끌려 책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은이 울리히 슈나벨(Ulrich Schnabel)은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물리학과 출판학을 공부했으며 '공동체 의식'에 인간의 행복에 있다는 시각으로 삶을 본다. 책날개와 책 서문에 매머드 나무로 불리는 자이언트 세과이어의 이야기가 있다. 고작 1미터 남짓의 뿌리로 수 세기를 버티는 협력의 힘, 결속력의 힘을 갖고 있는 나무다. 이 나무의 비유에서 '서로를 받쳐주고 교류하며 지지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갖춰야 할 공동체의식, 공동체의 힘이라고 말한다.

책 표지에는 작은 물고기 떼와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있다. 작은 개체가 모이고 결속하면 단 하나의 존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그 무엇이 된다. 작은 물고기 떼가 큰 물고기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그림인데, 크기는 작은 물고기 떼가 훨씬 크다. 이 표지에서부터 작가가 자유로운 개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힘과 정신적 풍요로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는 10개의 꼭지에 8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공동체 의식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성향분석,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다.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란 힘이 약한 수많은 개인의 에너지가 공동체에서 큰 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작가는 사회적 에너지에 대해 긍정적이다. 타는 무리 속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는 상황인데, 자전거를 타는 수많은 사람의 무리가 교통 규칙을 수정해서 마침내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통행권을 확보하게 되는 것과 같다.
공동체에서 소외되면 신체적 고통과 매우 유사한 뇌 활동 패턴이 유발된다. 신경심리학자들은 공동체에서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사회적 통증'이라고 부른다. 이 통증은 신체적 만큼이나 고통스러울 수 있다. p132
사람은 공동체 속에 일부로 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물고기가 떼의 설문을 인용한다. 조사 결과 사람들의 25%는 물고기 떼의 맨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단지 3%만이 무리와 떨어져 헤엄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 무리를 가족으로 바꿔보니 응답자 대부분이 중간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느긋함으로 가득 찬 혼자 있음은 쓸쓸한 외로움의 감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혼자라고 해서 반드시 외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인파 속에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제되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 수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공감한다는 느낌이 드는지, 공통된 파장을 찾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지 아닌지다. 자연과 접촉하거나 예술에 몰두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친밀감을 느낄 때는 혼자 있어도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 p140
현대는 인포데믹(Infodemic)시대이기도 하다. 인포데믹이란 가짜뉴스와 자주 접촉하는 사람이 쉽게 가짜뉴스에 감염되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사회의 불확실성을 조장하여 공동체 의식을 위협한다. 깊은 불안감에서 비롯되어 의심이 전염되는 '생각의 흑사병'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갖는 직감에 잘못된 것을 믿게 하여 속이는 가짜뉴스를 말한다. 가짜뉴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팩트 체크를 하여 허위를 알아내야 한다. 허위 사실의 위협은 늘 존재하므로 정보 플랫폼의 표면적 중립성은 중요한 정치적 문제가 된다. 이때 작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신뢰임을 강조한다. 신뢰는 가장 가까운 주변의 사람에게 결속력이 강하므로 지인들과의 의사소통이 결정적이다. 나는 사회에 대한 팩트에 대한 이해는 더 나아가 스스로를 탐색함을 동시에 그 사회의 특이성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더욱 많은 정보를 말하고 싶었겠지만 10가지의 팁만을 제시한다. 이 책의 269쪽~273쪽에 걸쳐 작가가 제시하는 [허위 정보에 대처하는 10가지 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는 공동체 삶에서 존재감 있게 살아내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거짓 전달을 중단하라(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2. 진실은 샌드위치처럼 제공하라(잘못된 주장에 대해 진실을 두 번 강조한다)
3. 압박에 굴하지 말라(잘못된 정보를 접한 후 즉각 반응할 필요는 없다)
4. 아는 체보다는 묻는 게 낫다(질문함으로써 상대방 주장의 빈틈과 모순이 드러날 수 있다)
5. 표현의 자유 속임수에 걸려들지 말라(표현의 자유에는 반대의견도 포함됨을 분명히 알자)
6. 관계를 구축하라(서로의 공통분모를 찾는다)
7. 말도 안되는 소리에 절망하지 말라(막연한 두려움뿐이라는 것을 이해하자)
8. 쓸데없이 에너지를 쏟지 말라(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기억한다)
9. 때로는 감정만이 도움이 된다(감정적인 반박도 효과가 있다)
10. 청소년들이 대상이라면 게임을 하라(무료 온라인 게임 등을 활용하여 가짜뉴스의 작동 원리 등을 접해서 실제를 보여준다)
작가가 제시하는 공동선(Common Good)의 위기에 대한 이니셔티브(주장이 되는 위치에서 이끌거나 지도할 수 있는 권리)는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구체화 된 것 같다. 즉, 공동체 의식의 참여와 경험은 은행 잔액에 따라 달라지고 사회적 불평등에 따른 불만은 경제적 성격뿐만 아니라 도덕적, 문화적 성격도 있다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갖는다. 작가는 이에 대해 공동체 의식과 결속력은 우리가 모두 평등하지 않으며 동일한 기회와 사회적 상승의 가능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정직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286쪽)고 본다.

사실,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갈등에 대해 분명하게 직시해야만 한다. 노동의 가치와 상호 사회적 존중에 대한 인정은 공동체 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임은 당연하다. 서로 자발적인 상호 유대감이 강할수록 신뢰도 그만큼 커지는 것도 맞는 말이다. 이것을 이웃 네트워크, 사회적 자본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에서 시작하여 점차 사회 전체의 일반적인 신뢰가 형성된다. 작가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류는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시대를 살고 있다.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디지털 문화의 초밀접 접근은 비대면 사회의 진입을 가속하고 있다. 사람들이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삶을 살아내던 시대는 빠르게 과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함께 살아냄으로써 구성하는 공동체 의식'은 티핑 포인트가 되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이다. 현대사회가 불안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과 눙동적으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하나에서 둘로 넘어가는 단계가 가장 어렵고 가장 큰 단계다." -그레타 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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