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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평점 :
※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의 추천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윤영삼 옮김, 윌마, 2026>을 읽었다. 영어로 MESSI 라고 쓰여있는 책이다.

지은이 팀 하포드는 옥스포드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방송인이다. '현대의 애덤 스미스'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책은 출간 후 10년만에 한국어로 다시 출간되는 책이다. 이 책의 주제인 '불완전함', '회복 탄력성'과 '인간성'은 오히려 10년 전 보다 현재가 더 중요한 때가 된 것같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지은이는 서문(15쪽)에서 "여전히 정리하고 싶은 충동, 열린 고리를 닫고 모든 것을 통제하길 원하는 욕구가 느껴지지만 그 충동을 더 의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정돈을 하려면 제자리를 찾아야 하지만, 제자리가 아닌 곳에 질서를 강요하는 것은 불행의 씨앗"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의 의사 결정을 보완해주기보더 결정권을 빼앗는 시스템들을 이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우리는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염려하지만, 진짜 염려해야 할 것은 로봇에게 판단 능력을 빼앗기는 것이다. p54
듣는 것은 쉽다. 원칙적으로 말하면 그렇다. 하지만 사실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다. 진짜 좋은 대화는 정신적인 부담을 요구한다. 기력을 소모하게 된다. 물론 신나기도 한다. 훌륭한 대화는 놀라움으로 가득하며, 따라서 즉흥적인 대응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p151

탐험할 수 있는 커다란 지도를 손에 쥐고도 가장 깔끔하게 정돈된 구석만 찾는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거대한 캠퍼스에서 우리는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만 만난다.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잘 아는 친구 곁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낯선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서 팀의 성공을 가져다 주는 다양성의 가치를 깎아내린다. p245
정밀한 통계 분석을 빈약한 역사적 데이터에 적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오버 피팅overfitting'이라고 한다. 오버 피팅은 실제 있지도 않았던 눈사태나 심근경색을 억지로 채워 넣어 그래프 패턴을 그려낸다. 물론 새롭게 추가되는 데이터가 그래프 곡선 위에 점을 찍을 확률은 매우 낮다. 복잡한 규칙은 그래프 상의 오버 피팅과 같다. 사각지대가 너무 많고 예측 가능성은 턱없이 떨어진다. 그에 비해 투박한 경험 법칙은 예전 데이터를 잘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새롭게 추가되는 데이터를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때가 많다. 목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답이 될 수 없다. 복잡한 기준과 규칙은 숫자 개인을 초래할 수 있다. 많은 경우 단순한 경험 법칙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 p329~p330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미생물이 왜 자꾸 사라지는 걸까? 가장 확실한 주범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항생제다. 생명을 구하는 이 강력한 약물은 심각한 세균 감염이 우려될 때에만 사용해야 함에도 오늘날 아주 경미한 증상에도 마구 남용되고 있다. 또한 항생제가 효능을 발휘하지 않는 바이러스 감염에 엉뚱하게 처방되거나 가축을 살찌우는데 남용되기도 한다. 각자 보유한 미생물군이 아주 다를지라도 사람들은 제각각 완벽하게 건강을 유지한다. 또한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생물학적 기질은 매일같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더러운 흙을 먹으면 몸이 아플 수 있고 항생제가 없으면 죽을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를 절충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우리 인류는 이러한 균형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무질서 상태가 자연계를 더욱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사는 지역 도시 나라든 인간이 구축한 시스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p351~p353

10년전에 다양한 현대의 상황을 분석하고 예견한 것이 놀랍다. 정확한 사실이 뒷받침되어 있어서 더욱 신뢰가 갔다. 특히 이 부분은 더욱 공감이 갔다.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인간관계는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거리가 있는 관계였다. 일자리 역시 친한 친구보다는 대학 시절 알고 지내던 친구나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같이 다소 거리가 있는 사람을 통해 얻는 경우가 많았다. 수백만 개의 통화기록 분석을 바탕으로 한 최신 데이터 기반 연구 역시 그레노베터가 주장한 느슨한 관계망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언뜻 보면 역설적인 것 같지만 돌아보면 당연한 결과다. 함께 몰려다니는 사람들은 서로 잘 알 뿐만 아니라 관심사나 이야기거리도 같을 수밖에 없다. 만나는 일이 드문 사람일수록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알려줄 확률이 높다. p216~p217
나른해지기 쉬운 유월 첫날의 오후에 나는 이 책을 정독할 마음을 먹고 읽기 시작했다. 책의 서문의 말들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완벽한 질서는 환상이며, 인생이 꼭 정돈되고 깔끔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혼란 속에서 흥미로운 가능성이 시작되는 법"이라는 서문의 이 문장이 마음에 닿았다.
각각의 챕터마다 사실에 근거한 인간에 대한 의견은 인간이기에 지닌 불완전함으로 이어졌으나, 불완전하기에 오히려 새로운 창의력의 근간이 되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AI가 본질적으로 인간의 두뇌를 대체하기에 두렵다고 늘 생각해 왔다. AI와 비교하면 인간의 두뇌란 얄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I는 알고리즘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인간은 그가 갖고 있는 기억과 자료의 수집만으로 분석하고 결과값을 내기 때문에 그렇다. AI는 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다면, 인간은 육체라는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인간의 육체는 유한하고,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생물학적 한계가 동일하며 각각의 패러다임 단계가 확연히 다르고 시간이 지날 수록 늙어지기에 불리하다.
나는 특히 그런 면이 불리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책에서는 인간의 불완전함이 인간의 본성이며 결국 새로운 창의력 씨앗이 된다고 낙관한다. 밀착되어 있지 않은,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 모호함이 있는 인간관계가 인간에게 유리한 정보를 제공한다고도 말하고 있다. 조금 안심이 되었다.
이 책은 10년 전에 쓰여졌지만, 앞으로 10년 후까지도 영향을 미칠 인간이기에 갖는 다정함, 불완전함을 극복할 정보가 들어 있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과 대학의 교양과정에 있는 젊은 청년, 특히 현대의 인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인간탐구 보고서를 반드시 읽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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