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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 우리말로 노래하는 식물도감
최종규.숲노래 지음, 사름벼리 그림 / 세나북스 / 2025년 8월
평점 :
※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의 추천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최종규, 세나북스, 2025>는 우리말로 쓴 동시집이고 식물도감이기도 하다. 동시 필사를 할 수 있는 여백이 오른쪽 페이지에 있으니 347쪽의 두툼한 이 시집은 그 절반의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그러나 오른쪽 책의 여백 하단에는 식물도감이 적게는 두 줄, 많게는 다섯 줄 정도 소개되어 있다. 이 식물도감을 읽다 보면 아직 쓰이지 않은 여백이 마음에 닿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의 두께는 감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두껍다.

이 책의 지은이 최종규 시인은 우리말을 아름답게 살린 단어로 이 책을 소개한다. 나는 책날개에서 '밑틀'이라는 예쁜 말과 '숲노래'라는 모임을 처음 알았다. 보통은 작가 소개를 먼저 하는데 이 예쁜 동시집에는 숲을 사랑하고, 말을 사랑하는 모임인 '숲노래'가 먼저 나와 있다.

지은이 최종규 시인의 다른 이름은 파란들이다. 책을 열면 시인이 쓴 동시 <풀꽃 노래. 시든 풀>이 반갑게 마중 나와 있다. 우리말의 자음 순서에 따라 141개의 동시가 소개된 책의 순서도 아름답다.


시와 동시는 사실 큰 차이가 없다. 내게 동시는 수채화 같은 느낌이고 일반적인 시는 유화나 연필 소묘, 판화와 같은 전문 분야로 느껴진다. 이 책은 식물이 주인공인 동시집이다. 이 동시 속에서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이며 나무며 텃밭의 채소, 야생화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풀꽃과 나무와 들의 식물, 숲의 식물에 관한 섬세한 관찰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아름다운 시 '씨앗'을 손 글씨로도 써 보았다.
씨앗 / 최종규
씨앗 한 톨이
막 뿌리
내리고 싹 트면
잎이 퍼져 햇볕을 먹고
바람을 마시니
무럭무럭 굵어가는 줄기에
나비가 내려앉아 날개를 쉬지
한 해 두 해 흘러 가지가 하나둘 뻗으면
참새 딱새 박새도 살며시 쉴 만큼 커
스무 해 서른 해 지나면
사람도 타고 올라
우듬지서 멀리 내다보거나
잎 그늘 넉넉히 누려

현실이 어둡고 당장 답답해서 어디로 발을 내디뎌야 할지 혼란스러운 날에는 이 책의 풀꽃나무와 들숲노래 시 한 수 필사하며 한 숨결 쉬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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