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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일기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평점 :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마드리드 일기, 최민석 에세이, 해냄, 2025>를 읽었다. 스페인이라면 바르셀로나만 가보았던 내게 마드리드는 언젠가 가 보고싶은 도시다.

이 책은 소설가 최민석 님이 2022년에 토지문화재단과 스페인 문화체육부의 지원으로 선정된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쓰이고 발행되었다. 가을과 초겨울을 마드리드에서 보내면서 사진과 기록으로 남긴 일기 형식의 에세이다.

마드리드를 '마덕리'라고 부르는 작가를 따라 나도 책 여행을 떠났다. 여행이란 떠나야 이루어지는 적극적인 생활이다. 특히 가을과 늦가을을 거쳐 바람 온도가 완벽하게 변하는 초겨울까지의 기후라면 아름다운 주변 환경에 따라 감성도 촉촉하다. 작가가 찍은 스페인의 9월은 여전히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다정한 사람들로 넘친다.

스페인은 16세기 초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전 세계로 확장되었던 나라다. 다양한 문화가 생성되고 발전했지만 19세기 초 스페인 내전으로 정치적 불안이 심해졌었다. 그러나 다양성과 대립의 연속에서도 민주화 과정을 통해 현재는 국제적 위상이 높은 나라가 되었다. 스페인은 서양 사람들이 노후에 가장 살고 싶은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궁금했다. 작가는 9월, 10월과 11월의 일상을 섬세하게 남겼다.

서반아인들의 열정적인 삶의 방식은 밤잠의 단축을 낳았고,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귀고 싶은 마음은 낮술 문화를 낳았기에, 결국 한잔을 걸친 점심 후에는 잠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이 시간에는 은행이며, 관공서며 모두 문을 닫는다. 거국적으로 꿈나라에 가는 시간인 것이다. 9월 8일 54쪽
바라는 삶을 위해 묵묵히 걷는 갈 포기하지는 않기로 했다. 기쁨은 늘 묵묵하게 걷는 와중에 지었던 웃음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삶으로 여러 번 겪었으니 말이다. 9월 11일 77쪽

작가는 여행지로 떠나온 이국에서 본인의 일에 대한 고통을 말한다. 글쓰기는 고통스럽지만, 흥미 있는 일이라고 10월 9일의 일기에 쓰고 있다. 쓰는 행위를 여행이라는 표현도 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내게로 와서 안긴 이유를 드디어 만난 것 같았다. 글을 쓰는 일도 여행이라는 넉넉한 사색은 해가 지나며 나이 들고 시들어지는 어떤 열정을 모두 담아내는 커다란 호수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11월 3일의 이 말이 좋았다.
모두가 나를 친구로 여겨줘서 고맙다. '친구'라는 이 짧은 단어가 홀로 지내는 이방인을 얼마나 감상에 젖게 만드는지 모른다. 어쩌면, 그렇게 불러주고 여겨준 이들 덕분에,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버텨냈는지 모르겠다. 400쪽

어느 분주하고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훌쩍 여행 책 속으로 떠나보기를 권한다. 결국 사람들과의 부대낌이 아니라면 유럽의 오래된 관광지의 멋진 건축물이 무슨 의미가 될 것인가. 작가는 2달 남짓한 체류 동안에 스페인어 학원에서 스페인어를 수강하며,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의 일화를 가득 풀어 놓았다. 나는 유럽풍의 외국 풍경도 좋았지만 동료가 친구로 변화하는 과정을 읽는 것도 즐거웠다. 무엇을 남기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부득이 남겨야 한다면 몇 장의 사진 안에 우정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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