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읽다 - 인생을 두드린 아름다운 문장으로 나를 만나다
나비누나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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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스토리와 감동이 오래 기억되기는 쉽지 않다. 여러 번 읽으면서 꼼꼼하게 읽었다고 생각해도 시간이 지나면 곧잘 잊게 된다. 그러나 마음에 닿았던 책의 문장을 따라 써보면 생각이 좀 정리된다. 내용을 잊는 확률도 좀 낮아지는 것 같다. 책 안에서의 공감도 더욱 마음에 새겨진다. 필사가 가진 힘이다.


 



이 책은 필사라는 공통점을 가진 다섯명(나비 누나, 보르도 아줌마, 비비드, 써니텐, 유유맘)이 모여서 100일 동안 매일 필사하면서 변화된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쓴 책이다. 잊었던 자기 자신을 찾아갔던 과정,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5명이 각각 10개의 이야기를 썼다. 꾸준한 필사의 100일 동안은 변화가 분명해지는 시간인 것 같다. 작가들의 마음을 따라 읽다가 책의 문장을 따라 쓰는 나를 발견했다.




이별은 언제나 힘들다. 우리 부부에게 고양이들은 자식 이상의 존재라서 슬픈 마음을 추스리기가 쉽지 않다. 매일 이불 속을 파고들어 와 통통한 내 뱃살에 꾹꾹이를 하고, 겨드랑이 사이에 코를 박고 그르렁거리며 잠을 자고,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던 아이와 더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입 밖으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이별의 슬픈 정도는 그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다.
-슬픔에 최선을 다해본다, 나비누나, 25쪽-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 몫을 잘 해내기 위해 내 몫이 아닌 일들과 과감하게 이별하는 것. 몫은 선택하는 것이다.
-잘 지켜, 네 거야!, 보르도 아줌마, 66쪽-

우리가 추구해야 할 칭찬은 자기 주도적인 칭찬이다. 공부에서만 자기 주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남이 나에게 해주는 칭찬은 덤이고, 내 안에서 시작된 칭찬이 진짜다. 태양계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이유는 다른 행성과 달리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가 때문이리라. 우리도 태양처럼 스스로 빛난다.
-태양은 스스로 빛난다, 비비드, 108쪽-

후회란 과거의 나를 질책하는 것이다. 겪어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을 겪지 않았던 자신이 알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나는 후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써니텐, 142쪽-

스님, 욕심을 내려놓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내려놓인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스님은 되물었다. 뜨거운 냄비는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습니까? 질문자가 대답했다. 그냥 내려놓으면 됩니다.
-진실로 상대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용서, 써니텐, 153쪽-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삶을 들여다 보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그려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이렇게 고독을 즐기며 마음을 단단히 다잡는 시간이 소중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는 충만한 감정인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 고독을 선물하다, 유유맘, 161쪽-



나는 책을 읽다가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을 필사를 한지 오래되었다. 책의 문장들을 베껴쓰면서 조금씩 문장에 물이 들어가는 내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책을 적극적으로 읽기 시작했던 무렵은 원하는 곳으로의 취업에는 실패하고, 비슷하지만 좀 다른 분위기의 직장에 들어갔을 무렵이었다.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없고, 마음 둘 곳도 딱히 없어서 바람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두려고 읽기 시작한 책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자식들에게 쓴 편지였다. 내게 쓴 편지 같아서 나는 문장들을 적기 시작했다. 하늘나라에 먼저 가 계신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같았기 때문이다. 필사를 하면서 나는 점점 단단해졌다.

중요한 것은 내면이다. 마음에 닿는 그 한마디가 삶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되고, 방향도 되고, 내용을 이루어 간다. 이 책은 원하는 것에 이르지 못해 마음이 복잡하고,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순간에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필사란 책의 문장이 나와 연결되는 어떤 부분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필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신기하게도 한 글자씩 정성껏 쓰다보면 글씨 모양도 마음을 닮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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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의 추천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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