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도 종종 슬픔을 느끼는데요. 아름다움이란 ‘손에 닿지 않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감동하면서, 숭고한 사랑의 이야기에 감동하면서, 또 말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어떤 낯선 감각을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우리는 그 아름다움이 나의 손에 닿지 않음을 절감합니다.
말은 때로 맥락을 벗어나서, 우리의 마음과는 다르게나오고는 합니다.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이런걸 뭐하러 했느냐는 말이 나오고, 원래 하려던 말을 꺼내지못하고 애먼 날씨 얘기나 하게 되는 거예요. 어째서일까요. 왜 말은 우리의 마음과는 다르게 멋대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또 마음속에 박히기도 하는 것일까요. 우리 안의 여리고 약한 부분이 말을 굴절시켜 우리의마음을 숨기는 것일까요.
시 속의 화자는 가끔 너의 꿈을 꿉니다. 떠나간 사람이겠지요. 떠난 사람을 잊지 못하고 오래도록 그리워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꿈속에서 너를 보면, 너를 볼 수있을 리가 없다는 생각에, 이게 꿈인 줄을 알아채고야 마는겁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 결코 볼 수 없을 사람이 되기까지얼마나 많은 시간과 마음 앓이가 필요했을까요.
저 자신을 좋다고 생각하질 못하니까, 다른 것들에서도 좋은 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거겠죠. 다른 것의 흠결을 발견함으로써 저 자신의 흠결을 감추고 싶은 마음일지도 몰라요. 정말 작고 보잘것없는 마음을 가진 셈이죠. 그러니 좋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때가 있어요. 일단 저보다 더 좋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는것은 분명하니까요. 자신을 긍정하고 마주하는 다른 것들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한 건 당연한 일일 거예요. 보세요. 저는 또 이렇게 저 자신의 부족한 점을 굳이 찾아서 남과 비교하고 있잖아요. 정말 벗어날 수 없는 자기혐오의 수렁이고 굴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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