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사라진 곳에 계속해서 머무르는 것을진정 끈기라 말할 수 있을까. 나를 갉아먹는 환경 속에서 무조건 버티는 것은정말 강인한 것인가. 지금껏 달려온 길에서 벗어나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길 위를 걷는다는 것은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걷는 길 어디에도나의 행복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길을 걸으며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면, 우리는 그 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 아직 무엇도 끝나지 않았기에, 여전히 새로운 이야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의 삶이 무수한 가능성을 품고 우리를 부르고 있기에, 나는 그것이 포기가 아닌, 새로운 선택이라 말하고 싶다.
‘만약‘은 힘이 없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 번의 실패가나의 삶을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 가고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자신을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알아 가고 있다. 당신의 상처가당신의 굳은 살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잊는다. 흔들리는 자신을 탓하느라, 굳건히 서 있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느라, 돌아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자신을 발견하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모든 흔들림에는돌아오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나의 자리를 찾아 가고 있다는 뜻이다. 언제부터였을까. 누군가에게 아픔을 털어놓기에 앞서여러 종류의 걱정부터 떠올리게 된 것이. 예전에는 나 자신이아픔을 숨김없이 털어놓은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픔의 순간을 드러내는 것에거리낌이 없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어쩌면 언제까지나스스로를 그런 사람이라 착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너는 ‘아프다‘가 아닌, ‘아팠었다‘는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라는친구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어른이 되어갈수록 우리는 아픔을 숨기게 되고타인에게 기대지 않게 된다. 그저 시간이 흐른 뒤, 아팠었다, 하고나지막이 읊조릴 뿐이다. 결국 혼자서 짊어져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아픔의 무게를 타인에 전가하는 것이 미안한 것일까. 어쩌면 나의 아픔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해야 할상대의 곤란을 견디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아픔을 겪는 그 순간조차상대의 감정을 생각하게 된 우리는 어른이 된 것일까. 거절해도 괜찮다는 마음까지 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부탁입니다. 그런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부탁이라면그것은 부탁이 아닌 요구인 것입니다. 언제부터였을까. 상처를 엄려하며 행복을 향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 피어나는 두려움으로 인해내 마음이 외치는 방향을 외면하게 되었던 것이... 뛰노는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넘어질 것을 염려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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