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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의 여름
루시 스티즈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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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의 여름』
그 예술가는 누구인가. THE ARTIST.
당연히 타르튀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제목은 전혀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타르튀프의 붓질을 완벽하게 흉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손으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
에티는 오랫동안 타르튀프의 그림을 보며 그의 색과 붓질을 익혔고,
마침내 누구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그의 그림을 그려냈다.
“붓질 자체를 봐요. 붓을 쥔 타타의 손을 보지 말고.”(p.143)
대작을 구별하지 못할만큼 똑같이 그려낸 그 순간보다 에티가 자신의 스타일로 그렸을 때가 더 좋았다. 타타의 작품에서 느껴졌던 답답함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에티만의 색과 분위기가 담겼다. 누군가와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증명하며 인정받는것과 나만의 것을 갖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어쩌면 그림뿐 아니라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계 안에서 아무리 완벽하게 살아도 그것이 반드시 나의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에티에게 필요했던 것은 타르튀프보다 더 잘 그리는 것, 그로부터 인정받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분위기를 그려보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에티가 벗어나야 했던 타르튀프의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이 집에 예술가는 하나뿐이고, 그게 네가 될 일은 절대 없어.”(p.184)
이 말에는 예술가로서의 두려움과 욕심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이동생을 잃었던 것처럼 에티마저 잃을까 두려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어느 순간 가두는 마음이 되어버린 것. 그래서 타르튀프를 단순하게 나쁘게만 볼 수 없었다.
사랑해서 지켜주고 싶었고, 한 번 잃어본 사람이기에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겠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을 대신 결정할 권리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마음과 나의 안전한 경계안으로 가두는것.. 너무나. 큰 한끗차이라는거..
결국 에티가 당장 찾아야 했던 것은 그림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거두어 키워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자신 때문에 삼촌이 많은 것을 포기했다는 마음은 어느새 빚처럼 남아 있었다. 떠난다는 것은 자신을 거두어준 사람을 배신하는 일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고마움은 어떻게 갚아야 하는 걸까. 나의 삶을 내어주는 것으로 갚아야 하는 걸까.
그런 에티에게 조지프는 처음으로 타르튀프 밖의 세상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자신을 타르튀프의 조카가 아니라 에티라는 한 사람으로 바라봐주는 시선. 어쩌면 사랑은 에티를 대신 구해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건네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마워하면서도 떠날 수 있고, 사랑하면서도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에티는 그렇게 타르튀프의 세계를 부정하지 않고도 자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과 자기만의 그림그리는 일은 닮았다.
에티도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이제는 붓질만 보지 않아도, 붓을 쥔 손을 봐도 된다고 말할수 있었다.
@gbb_mom @dasanbooks
르온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읽었습니다. 에티의 여름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