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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 - 모호한 아이디어를 독자에게 전달되는 말로 바꾸는 힘
오가와 사토시 지음, 박대겸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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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
책을 읽을 때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그 의도를 어떻게 문장과 인물 속에 숨겨 놓았는지가 궁금하다.
그래서 쓰는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제목은 쓰는 사람의 사유에 관한 책인데, 흥미롭게도 그 사유의 끝에는 늘 ‘독자’가 있었다. 오가와 사토시는 자신에게 보이는 세계를 추상화하고 다른 세계로 치환한 뒤 개별화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 과정에서도 ‘내가 무엇을 쓰고 싶은가’만큼 ‘어느 편이 더 재미있을까’를 독자의 입장에서 고민한다. 작가가 알고 있는 정보와 독자가 본문에서 읽어낼 수 있는 정보의 차이를 줄이고, ‘초점 인물과 독자의 정보량 차이를 최소화’하며 자신의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또한 ‘소설좀비’가 되어 자신의 가치관과 판단을 덧붙이지 않은 채 인물과 사건을 바라본다. 작가가 판단하지 않은 자리에 독자의 판단과 해석이 들어갈 수 있도록..
“소설은 ‘작가가 무엇을 표현했는지’가 아니라 ‘독자가 무엇을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p.160)
‘모호한 아이디어를 독자에게 전달되는 말로 바꾸는 힘’ 이라는 부제처럼, 언어화란 내 생각을 말로 바꾸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독자에게 어떻게 닿을지까지 고민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쓰는 사람의 사고법을 읽다가 오히려 내가 읽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거의 모든 책을 내 경험에 접속해 읽는편인데, 작가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다가 다른 책으로 건너가기도 하고, 내 경험을 끌어오기도 하며 가끔은 작가가 예상하지 못했을 곳까지 간다. 그래서 종종 궁금했다. 이런 ‘오독’은 잘못된 해석일까. 작가의 의도를 훼손하는 걸까.
작가는 독자가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그래서 때로는 독자가 작품을 자신의 인생과 연결하며, 작가가 미처 상정하지 않았던 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작품일수록 이런 ‘오독’ 역시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나(작가)의 이야기’가 ‘나(독자)의 이야기’로 전환되고, 작품은 본래의 잠재력을 넘어 수용된다고. (p.150)
🌳 그렇다면 오독은 작품에서 멀어지는 일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작품이 한 사람의 삶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방식일 수도 있지 않을까. 텍스트를 제멋대로 읽는 것과 텍스트에서 출발해 내 경험으로 의미를 확장하는 것은 분명 다를 테니까..
쓰는 사람의 사고법이 궁금해서 펼쳤는데, 결국 읽는 사람인 나의 사고법까지 들여다보게 된 책. 어쩌면 내가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아하는 순간도 바로 이것인지 모르겠다.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어느 순간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순간. 그렇다면 앞으로도 나는 가끔, 조금 멀리까지 오독해도 괜찮을 것 같다.
💛
@goldenbough_books @gbb_mom
르온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함께 읽으며,
쓰는 사람의 사고를 들여다보다 오히려 읽는 사람인 나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