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코바늘 - 오싹오싹 친구들! ㅣ 토토 징검다리 3
에런 레이놀즈 지음, 피터 브라운 그림, 홍연미 옮김 / 토토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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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뜩한 코바늘』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믿어줘야 할까.”

위노나는 코바늘 손뜨개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였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만드는 시간이 즐거웠고 실 한 올 한 올을 엮는 과정 자체를 사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행운의 코바늘을 손에 넣으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손에 쥐면 마치 몸의 한 부분이 된 것처럼 손가락에 착 붙는 느낌.”
소름돋고.. 무섭지 않은가. 아이답지 않은 .....
좋아하는 것을 손에 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좋아하는 것에게 붙잡힌 사람처럼 보였다.

그 뒤로 위노나는 수학 숙제를 잊고, 친구를 밀어내고,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는다. 처음에는 좋아서 하던 일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좋아서가 아니라 멈출 수 없어서 하게 된다.

“멈추지 말고 계속해.”
“망치면 안 돼.”
“해내야만 해.”

이 목소리는 누군가의 명령이라기보다, 아직 스스로의 열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어린 위노나의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 가던 목소리처럼 들렸다. “실이 지배하는 세상” 대회에서 위노나는 우승했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대신 콧구멍 옆에 아주 작은 실밥 하나가 보였다. 너무 작아서 무심코 넘기면 보이지 않을 만큼... 실이 된 위노나.

위노나는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았다. 아주 작은 실밥 하나처럼,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다른 존재가 되어 갔다. 만약 그 아이가 내 아이라면, 나는 그 작은 실밥을 알아볼 수 있을까.

🌳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던 것이 삶의 전부가 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변해 간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좋아하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아직 ‘아이’일 때 그 작은 실밥 하나를 먼저 발견해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위노나는 우승을 얻었지만, 조금씩 자기 자신을 잃고 있었고 열정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 이런 우승이 무슨 의미인가.

우리 아이는 게임을 좋아한다. 공부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고, 수영도 좋아하고, 첼로도 좋아하고..게임은 그 여러 가지 좋아하는 것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부모입장에서 보면 더 쉽게 빠져드는 것이 보인다. 아이에게 자기의 스케쥴을 맡기고 싶지만 아이 스스로 균형을 배울 수 있을지... 언제부터 온전히 맡길 수 있을지 고민이다.

좋아하는 것을 존중하는 것과,
그 좋아하는 것이 아이를 삼키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
그 사이의 거리가 부모에게는 참 어렵다.

이 책은 아이에게는 “너무 빠져들지 말자.”라고 말하는 그림책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열정이 없는 삶으로 안전하게 자라기만을 바라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파고드는 힘도, 무언가에 몰입하는 경험도 아이를 성장시키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어려웠다.

나는 아이의 열정을 키워 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직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열정을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일찍 아이에게 맡기고 있는 걸까.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열정을 꺾는 것이 아니라, 그 열정이 아이 자신을 삼키지 않도록 곁에서 균형을 잡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섬뜩한 코바늘』은 코바늘 이야기가 아니었다. 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과 그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도 오래 남은 것은 공포보다는, 한 사람의 열정을 믿어 주면서도,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잃지 않도록 곁을 지켜 주는 일. 어쩌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 어려운 균형을 부모도 함께 배워 가는 과정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

역시.. 아이를 키우는건 너무 어렵다..

💛

@gbb_mom @water_liliesjin @totobook_tam
르온서평단을 통해 만난 책 덕분에 이제는 고학년이 된 아이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한 걸음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지,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코바늘’을 만났을 때 오늘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스스로의 마음을 챙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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