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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부드러운 손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33
김광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5월
평점 :
참으로 오랫만에 읽은
시집
"시간의 부드러운 손"
이번 시집은 읽으면서
좋은 표현이라고 여겨지는 행들에는
줄도 그어가면서 읽어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시를 읽고나서 보게되는 시평은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나의 생각과는 너무 차이가 난다.
어떻게 똑같은 시를 읽고서 느끼는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하늘에는 무수한 별자리가 있지만,
내가 볼 수 있는 별자리는 내가 알고 있는 '북두칠성'과 '오리온'자리 뿐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걸까?
언제쯤 나도 시평을 쓴 사람처럼 시에대해서 깊이있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까?
가을 거울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고 난 뒤
땅에 떨어져 나뒹구는 후박나무 잎
누렇게 바래고 쪼그라든 잎사귀
옴폭하게 오그라진 갈잎 손바닥에
한 숟가락 빗물이 고였습니다
조그만 물거울에 비치는 세상
낙엽의 어머니 후박나무 옆에
내 얼굴과 우리 집 담벼락
구름과 해와 하늘이 비칩니다
지천으로 굴러다니는 갈잎들 적시며
땅으로 돌아가는 어쩌면 마지막
빗물이 잠시 머물러
조그만 가을 거울에
온 생애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