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누나 속편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수짱 시리즈'로 유명한 마스마 미리의 새로운 책이 나왔어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그림과 사뭇 진지하면서도 감성을 톡톡 건드리는 것이 그녀의 장점인데요.

<내 누나 속편>에서는 30대 베테랑 직장인 지하루와 풋내기 샐러리맨 준페이가

'안녕 동생아~' '누나 왔어' 인사를 나누고 마주보며 얘기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거의 매번 같은 설정인데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게 신기하네요.



- 길고 긴 인생, 누나를 뒤에 태우고 즐겁게 해줄 남자 잡아야겠네.

- 아니, 필요 없어. 뒤에 타는 건 오토바이 만으로 충분해. 인생, 앞에 앉지 않으면 풍경이 보이지 않잖아. / 49

누나와 동생은 인생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 민소매를 입고 전철을 탔는데, 전철이 크게 흔들려서 손잡이를 확 잡은 그 순간, 어라? 오늘 겨드랑이 털 정리했던가? 생각이 잘 나지 않을 때, 엄청 무서워~ 오컬트야. / 61

남자는 굳이 알 필요도 없는 ㅋㅋ;; 여자의 치부 이야기라든가 ㅋㅋㅋ



- 우리 여자들은 늘 새로운 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 보고라고나 할까?

- 무엇을 위해서?

- 글쎄~ 뭘 위해서일까? 존재한다는 것의 어필? 이 세상에게 / 79


- 있지, 내가 묻고 싶었던 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우정이 존재하는가 하는 이야기.

- 준페이, 딱 한가지 정답이 있단다. 누나는 말이지. 그 질문을 하는 남자와는 우정 따위 불가능해. / 93

남자와 여자의 다른 생각을 눈여겨 볼 수도 있어요.



-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알 수 있는 질문이 있어. 물이 반쯤 담긴 컵이 있다고 했을 때, 그걸 보고 '아직 절반이 남았네'라고 하는지, '벌써 절반밖에 안 남았네'라고 하는지, 나라면 '아직 절반이 남았네'라고 생각할거야. 누나는?

- 이것이 내게 주어진 전부, 라고 생각해.

- 뭔가 멋있다. / 129

우리가 흔하게 들어왔던 얘기를 다시 한번 뒤집는 부분은 준페이가 그랬던 것처럼

'오 역시 언니 멋져-' 감탄이 터져 나오기도 하구요.


한편으로는 누나와 준페이가 마주 앉아 허물없이 얘기를 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해요.

저랑 제 남동생은 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서로 고민을 털어놓을만큼 가깝진 않거든요.

<내 누나 속편>을 읽으면서 이번에 친정에 내려가면 동생에게 소주 한잔 하자고 말을 걸어볼까,

생각했는데 이것 또한 생각으로 머물지 않을까, 싶네요.


분홍분홍한 책표지 때문인지 공원 벚나무 아래에 가서 읽기도 했던 책인데요.

그들의 짤막한 대화속에서 누나와 동생 사이지만 남자는 참 단순하네, 여자는 역시 복잡해,

킥킥 거리며 웃기도 하고, 삶에 대해 톡톡 던지는 부분에서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게 했던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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