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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오래된 생각>을 쓴 윤태영은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대변인, 제1부속실장을 지낸 노무현 전 대통령 곁에 있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노무현의 이야기를 그것도 소설로 세상에 내놓았다. 소설속에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직접적으로 쓰이진 않았지만 누가봐도 소설에 등장하는 임진혁 대통령이 곧 노무현 전 대통령임을 알 수 있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 꾼 대통령. 하지만 임기의 끝으로 달릴수록 그의 곁을 떠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소개된 한마디 한마디가 대통령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어떤말은 상처가 되었고, 어떤 비난은 대못이 되었다.
어느 곳에서도 배려나 위로의 한 마디는 없었다. / 107
권력기관과는 뒷거래를 하지 않기로 맹세한 대통령을 우리는 진정성이 없다 무능하다라고 폄훼하며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했다.
적어도 대통령이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못할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일 말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
그 확신 앞에서는 어떤 설득이나 해명도 소용이 없었다. / 147
대통령이라서...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을 우리는 절대신처럼 우러러 봤던 건 아닐까. 듣도 보지도 못했던 변방의 변호사가 어느날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짠 나타났기에, 소설 속 진익훈이 김인수에게 토해내듯 말한 것처럼 대통령의 말에 마음이 상한 것이 아니라 그분이 대통령이 될 때부터 이미 마음이 상한, 처음부터 인정을 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징징대고 짜증을 부렸던게 아닐까.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태영의 기록이 오롯이 담겨 있는 <오래된 생각>은 탄핵 이후 임기 후기에 접어든 대통령의 현 시점과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등장하는 진익훈의 어린시절부터 학생 운동을 하며 성장하는 과거 시점을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저자가 공적인 자리에서부터 사적인 자리까지 대통령의 말을 빼곡히 기록해서 간직했을 그것이 책에서 등장할 때마다 그분의 말씀인 것 같아 곱씹으며 읽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고 이런 생각을 갖고 계셨구나.
끝까지 지켜 봐라.
누가 너의 편인지. / 150
이명박근혜 시대를 지내고 나서야, 여기 저기 깊은 상처를 안고 바다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고서야 우리편이 되었던 대통령이 누구였는지... 너무 뒤늦게 깨닫게 되어 가슴이 먹먹하고 미어진다.
하루에도 8잔을 마실 정도로 믹스 커피를 좋아한다는 대통령
생각이 깊어질 때면 담배를 물고 허공을 향해 내뿜는 대통령
회담이 끝나면 라면을 찾는다는 대통령
이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립고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