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 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 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심영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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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래서 원하지 않았지만 경력단절이란 위기감을 느끼는 요즘, 그래도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같이 아이를 키우는 주부인데도 블로그를 통해 아이 옷을 판매한다거나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한다거나 캘리그라피 자격증을 따서 강의를 해서 돈을 버는 그들처럼 해볼까? 알아보다가도 결국 제자리 걸음을 걷게 된다, 그래서 '요리'라는 한가지 길을 몇 번의 강산이 뒤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그 길을 걷고 있는 심영순 선생님의 삶이, 난 부럽다,


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올해 나이 일흔 일곱이 되어서도,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고 열심히 먹고 사랑하는 심영순 선생님의 삶이 부럽게 느껴졌던 책이다. 전쟁 중에도 음식 앞에서 호기심을 가졌고 한 사람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누군가의 스승이 된, 그 중심에는 오직 하나, 요리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과 딸들의 격려 덕분에 이 글을 시작했지만 나는 아직도 나처럼 오래된 사람의 이야기가 누구에게 읽힐지, 환영이나 받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늘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는 마음으로 열심히, 정성을 다해 썼습니다. 내가 만드는 음식과 마찬가지로 이 글도 양념이나 향이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저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쓰려고 합니다. 하얀 자기 그릇에 소복이 담아냅니다. 다들 맛있게 드시고 흡족했으면 합니다. / 13


선생님의 글을 읽노라면, <한식대첩>과 <옥수동 수제자>에서 조근조근 차분하게 말씀하는 모습이 그대로 살아난다, 음성 지원이 된달까, ㅎㅎ 심영순 선생님은 70년대 초반에 요리 선생이 되었고 옥수동에 '심영순 요리 연구원'을 오픈하여 45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한식, 중식, 양식, 제과제빵을 가르쳤는데 하나만 하기도 벅차다는 생각에 한식을 중심으로 요리 연구를 했다고 한다.


한식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비슷해서 새로울것도 없는 메뉴이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된장찌개 하나만 하더라도 수십개의 레시피를 갖고 있다고 한다, 김치도 달래 김치, 전복 김치, 파프리카 김치 등 김치 레시피가 무궁무진하다, 선생님이 이렇게 요리에 특별한 능력(?)을 갖게된 것은 어머니가 있었다, 선생님의 어머니는 선생님이 서너살이었을 때부터 집안일을 시켰단다,


세상에! 우리딸이 세살인데 그 작은 손으로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고, 김치 양념에 고추가루를 뿌렸다는 얘기다, 7살이 되어서는 칼질도 하고 불을 다루었다는데, 어떻게 보면 모질고 독한 어머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치워버리고, 내던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흔이 넘도록 '요리 선생'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덕분'이라고 말하는 선생님의 긍정적인 마음이 눈부시다, 정말, 나라면, 삐뚤어졌을텐데, ㅎㅎ ^^;;


<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을 읽다보면 레시피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데, 그중에 콩나물밥이 눈에 띈다, 우리 남편이 콩나물밥을 좋아한대서 몇번 해주었는데 처음엔 운이 좋았던건지 '맛있다'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맛있게 냈었다, 자신감이 붙어 몇번 더 해주었는데 그때마다 콩나물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나서, 내가 먹어도 별로인 콩나물밥이 되어 그후로 해주질 않았는데,

1.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 내기

2. 육수에 콩나물을 살짝 데쳐 밥물 만들기

3. 밥물+참기름, 소금 약간 넣어 밥하기

라는 선생님의 레시피가 눈에 들어오니 다시한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자신감이 생겨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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