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는 나방을 유혹하는 전등 불빛과 같은 통유리로 된 별장에서 싱글파티에 참여하는 클레어와 그녀의 친구들을 마주한다, 클레어를 신처럼 찬양하는 듯한 수다스러운 '플로', 대학교 동창이라는 6개월 아기 엄마인 '멜라니', 극작가 '톰'과 클레어의 친구이자 자신의 친구이기도 한 의사 '니나', 자신을 포함해 여섯이다, 과거의 인기 많았던 클레어를 생각하면 간소한 숫자다, 뭔가 찜찜하지만 그보다 구석구석 다 보이는 인형의 집 같은 통유리 별장이 더 거슬린다, 검은숲에서 두눈 시퍼렇게 뜨고 누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느낌이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는 어디선가 봤던 등장인물, 싱글파티라는 흔한 설정이어서 초반에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다만 노라가 이야기 초반부터 얘기하다가 마는, '10년 전 그 일'이 무엇인지 궁금했었고, '그 일'과 싱글파티가 어떻게 연결이 될까, 궁금해하며 약간의 인내심을 갖고 읽는데, 싱글파티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플로가 엽총을 발사하는 그 순간부터,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스릴러는 역시 뭔가 빵 터져줘야 맛이 들기 시작한다,
뇌를 겨우 집어 넣어 꿰맸을 정도의 사고를 당한 노라는 병실에 누워 조각난 퍼즐을 짜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조각난 퍼즐을 하나씩 맞출수록 엽총에 그 시커먼 물체가 왜 쓰러졌는지, 연락이 끊겼던 클레어가 왜 싱글파티에 자신을 초대했는지, '10년 전 그 일'이 싱글파티와의 연결고리가 맞춰질 즈음 반전이 드러난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출간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녀의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막힘없이 술술 읽혔다, 배경이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영화를 휠씬 좋아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와 감독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공간이라서 표현해야 하는 것도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사실 거기서 거긴데, 맛있게 어떻게 쓰느냐 마냐로 판가름이 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녀가 펼쳐낼 앞으로의 얘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