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김태훈 엮음 / arte(아르테)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책장에 쌓아놓은 읽고 싶은 책들을 보며 책장을 얼른 넘겨보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 마음껏 책을 읽게 될줄 알았다.

아이가 없는 여섯 시간동안 뭐 할게 이리도 많은지, 일을 다시 시작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늘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가 잠든 새벽에 책을 읽었다.


지금의 내 상황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저자가 김태훈인데 남편이 그걸 보고 우리가 아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이냐고 ㅋㅋ;;

나도 처음엔 '혹시? 그런가?' 했는데 조선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에서 출판과 문학 담당으로 근무했던 분이다. 그가 기획한 책들을 살펴보면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인데 책 제목만 봐도 정감있고 문학스럽다. ㅎㅎ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는 조선일보 주말매거진에 연재되었던 것을 보강하여 엮은 책이다.

박목월 시인, 기형도 시인, 마종기 시인, 김광균 시인 등 문인들의 시 50편에 저자의 해설을 덧붙였다. 시는 소설과는 다르게 빠르게 읽혀지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곱씹어 읽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얼른 알아채기 힘들다. 그런데 아주 고맙게도 이 책에서는 시가 뜻하는 바라든가 숨겨진 의미를 친절하게 얘기해준다.



 

삶과 죽음의 수레바퀴 밖으로 나가서 영원히 존재할 길은 없습니다. 다 함께 걷는 길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보면 아버지가 없고 어느 순간에는 어머니가 사라집니다. 심지어 가슴에 품고 등에 업었던 자식을 읽기도 합니다. 그 모든 아픔을 경험하고 나면 시인처럼 일생일대의 가장 완전한 시대는 어린 시절밖에 없다고 할 것도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애틋하고 사무치는 것은 그래서인가 봅니다. / 217


 

김광섭 시인의 '이사'에 대해 저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다.

신림동에서 돈암동으로 가는 길, 성북동에서 미아리로 가는 길, 미아리에서 중화동으로 가는 길,

이사를 하는 그 길 위에서, 삶의 질이 달라지고 가족이 늘었다 줄어들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니, 가족, 어린시절에 대해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나를 중심으로 말고, 내 아이와 남편에 대해서, 내 부모에 대해서 말이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을 생애, 좀더 잘하자 좀더 대화하자 좀더 사랑하자

그렇게 되뇌이게 만드는 시와 저자의 이야기.


20개월 아기의 육아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 했었는데

새벽에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에 반성하게 된다.

책을 덮고 먼저 잠든 아기를 보면서 몇번이고 잘해야지 되뇌이게 하던 ㅎㅎ


그래서 책을 읽나 보다.

그 마음 놓치지 않도록 항상 책을 가까이에 두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