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거저보기 : 서양철학 편 한빛비즈 교양툰 13
지하늘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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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학은 어렵다. 편견이 아니다. 고전 중에 쉽게 쓰인 책이 많이 없기도 하거니와 철학자들의 용어 자체가 일상적인 면과 다소 동떨어져있다. 또한 번역되었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물론 우리가 한자를 잘 아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동양철학 역시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철학을 좀 더 쉽게 재밌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 과거 10년 전에는 <동양철학에세이> <한국철학에세이> <청바지 시리즈> 등이 고등학생에게 추천되는 철학책이었다. 읽어서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솔직히 쉽진 않다. 최근에는 철학을 좀 더 친숙하게 하는 책들이 많이 나왔다. 재미있는 철학자들의 뒷이야기, 각종 그림을 섞은 것도 있다. 미술 작품과 섞어서 철학을 설명한 것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3. 지하늘 작가는 미술과 철학 복수 전공자로 '철학 유잼'을 알리기 위해 네이버 웹툰 베스트 도전에 서양철학을 웹툰으로 그렸다고 한다. 네이버 웹툰 시절부터 내용이 비범하다고 생각했는데 각종 밈과 짤들이 적절히 조합된 '합법적인 철학 마약'을 만들어냈다.

4. 본 책을 읽으면서 한빛비즈의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시리즈와 결이 같다고 느꼈다. 플라톤의 철학이 이후로도 많이 변용되어 쓰였고 특히 중세시대 기독교 철학에 신플라톤주의가 접목된 것을 '프리소스'라고 표현했으며 '쾌락은 선'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검소한 생활을 통해 쾌락을 극대화하자는 에피쿠로스를 '동물의 숲'에 패러디하였다.

5. 그렇다고 내용적으로 가볍진 않았다. 특히 철학자들의 뒷이야기 뿐만 아니라 역사에 가려져 있던 여자 철학자들의 이야기는 나름 교양 철학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했던 나조차 대부분 처음 들었던 것이 많다. 또 편이 끝날 때마다 보충 내용을 첨부해 좀 더 깊은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6. 이 책의 아쉬운 점은 동양 철학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때 윤리와 사상을 들었다면 더욱 쉽게, 듣지 않았다고 해도 크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그림체가 보기 좋아서, 밈과 짤이 웃겨서 보기 시작해도 꾸준히 볼 수 있을 정도다. 앞으로도 이러한 합법 마약 교양툰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본 서평은 한빛비즈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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